육지에서는 여러 날 참혹한 산불의 재앙이 이어지고 있는데
먼 나라인 듯 제주 섬은 고요하고 따스하게 봄이 한가득이다.
이처럼 고즈넉하고 따스하게 봄을 맞고 싶은데
우리의 봄은 왜 매양 이리도 아픈지.
당장 떠오르는 것만 해도
천안함 세월호 제주4‧3 5‧18
그리고 봄만 되면 연례행사처럼 일곤 하는 동해안 산불.
또하나,
윤석열 당선.
시일야방성대곡
암울한 봄이다.
섬은 내내 강풍이 몰아쳤다.
이놈의 바람 때문에 울진삼척의 참상이 극을 이루었다.
날은 완연한 봄이건만 강풍 때문에 추웠다.
봄이겠거니 하늘하늘한 옷차림으로 한껏 멋내고 건너온 아가씨들이 날씨 이변에 움츠러든 모습들이다.
우도.
제주 올레길 중 가장 걷기 좋고 풍광도 빼어난 코스인 것 같다.
유명한 서빈백사해변의 흰 모래도 아름답지만
섬 동쪽 <하고수동해변>은 참말 예술이다.
바다색이 어찌 저리 고운지 내가 찍어 놓고도 사진을 들여다보며 탄성이 나온다.
예전 남태평양이 배경이었던 어느 영화 같다.
예쁜 바다와 예쁜 하늘,
난 너와 같이 마주하고
난 너와 같이 살아 숨쉬고
난 너와 같이 같은 곳에서
여기가 천국인 거야
전쟁도 없고 자연재해도 없는
진정한 봄이기를 기원하며
파라다이스 우도에서.
우도에 가면
밤새 별을 품은 파도가
모래 둔덕에 앉아 기웃거린다.
싱싱한 새벽 건져 올리는 해안선
물풀은 한없이 자유롭고
돌아와 누우면
가슴팍을 찾아드는 뱃고동소리
단단하게 속이 찬 하늘
깊이 뿌리박고 꿈을 부르면
비로소 닻을 내리는 바다
목 쉰 등대 몰아대는
우도의 바람은 불지 않고 늘
운다.
서정혜
기내에서 폰으로.
역시 폰은 사진이 아니다.
싸이 : 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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