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많은 배추를 누가 다 먹을까.
1박2일에 방영된 후로 유명해져 한때 그럭저럭 호기심 많은 관광객이 다녀가기도 햇던 곳이다.
이 곳에 올라보면 그 독특한 지형이 한번도 안가본 안데스산지 같은 풍광이다.
관광객이 보기엔 멋진 뷰지만 이곳은 뜨거운 뙤약볕 아래 땀을 흘리는 노동자들의 고단한 삶이 잇는 곳이다.
어디라고 그렇지 않을까.
시원하게 그린색으로 펼쳐진 전원풍경이 도시인들에게 낭만적인 정경이래도 거기 엎드려 일하는 농부들은 뼈 빠지는 삶의 터전인 것이다.
몇 년 동안 여름철이면 하장 일대에서 배추작업을 했었다. 그때 이 귀네미 마을에서도 몇 번 일을 한 적이 있었다.
등이 휠 것 같은 힘든 노동의 날들이었다.
보기엔 아름답지만 저 가파른 자드락 돌밭에서 비료를 지고 오르내리는 일은 진정 막장인생의 버금이었다.
저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여유가 없는 척박한 나날들.
일을 마치고 비료통을 내려놓을 때 능선으로 빨갛게 노을이 지는 광경은 그래도 제법 볼만하다 할 정도로 그나마 여유가 있었던 기억도.
나중에 관광객이 되어 다시 올라본 귀네미는 또다른 그림으로 다가왔다.
사람은 처한 환경에 따라 같은 사물도 천양지차로 느낀다.
우리는 부디 여유롭고 풍요한 감정으로 모든 풍물을 아름답게 감상하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Los Chacos : El Condor P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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