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에 세운 도시.
간척할 때부터 장기적으로 계획된 도시.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하게 인공으로 꾸민 도시 송도.
실은 원래 있던 섬이 아니니 송도라는 이름은 좀 뜬금없다.
중앙공원이라 하면 될 걸 꼭 센트럴파크라고 해야 됨?
국제도시라서? 센트럴파크라고 하면 좀 고상하고 우아한가.
자연의 풍경도 물론 아름답지만 완벽한 인공의 도시도 아름답다. 어느 것 하나 허술하게 지나치지 않은 완벽에 가까운 인공미.
구석구석 틈바구니 둘러볼 것이 많다.
때론 아, 이런 기발한 발상이라니! 하고 감탄하기도 한다.
센트럴파크를 중심으로 한 특별한 도시 송도 여행이다.
63빌딩이 오래도록 회자되고 특히 지방 사람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던 건 국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어서다.
송도에는 그보다 높은 건물들이 즐비하다.
전에 수도 서울의 빽빽한 고층빌딩숲을 담은 영상으로 북한에 과시하던 냉전시대가 있었다.
그때는 높은 빌딩이 진리였지만 이젠 낮게 더 낮게,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었다.
시커먼 연기 내뿜는 공장굴뚝들이 선진조국건설의 힘찬 동력이라고 전국민이 매진했었지.
그리고 이제는 공장 없는 세상을 꿈꾼다. 전기도 많으니 원자력발전소도 이젠 없애기를 바란다.
그림으로만 보던 홍콩이나 싱가폴 등의 도시풍광이었는데 우리에게도 그런 독특한 도시가 생겼다.
기획개발자들도 그 도시들에서 벤치마킹했다고 한다.
나는 무엇보다도 이곳 카페거리가 인상에 남는다. 카페 안과 밖의 거리 모두 독특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로 전체가 하나의 공간처럼 되어 있다.
저녁 어스름 무렵 어느 카페 테라스에 우아하게 폼잡고 앉아 커피를 마시면 분위기에 취해 맛없는 커피도 명차로 둔갑할 것 같다.
경주는 도시 자체가 박물관이요, 송도도 도시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건물박람회장이다.
달빛공원 중앙공원 해돋이공원 새아침공원 등 녹지를 겸비한 공원이 많아 낮에는 여유로운 놀이터다.
그보다는 송도는 야경이 볼거리다.
보석처럼 불빛 빛나고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는 걸 보고 있자면 스코트 피크제랄드 원작의 영화 <위대한 개츠비>가 생각난다. 도시의 화려한 불빛은 성공한 삶의 상징이다. 그 불빛을 향해 날아드는 군상들을 생각하게 한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나는 또 어느 골목으로 들어가 불빛을 피할까.
중심으로 들어가지 말라. 아웃사이드에서 배회하며 안을 구경하는 것이 너의 운명이다.
콜드 플레이 : Yel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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