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뚱맞게도 쌍용자동차의 모태는 강원도 영월 궁벽진 산골이다.
제천 단양 영월 일대는 우리나라 최대의 석회석지대다.
영월 쌍룡리 마을에 처음 시멘트공장을 지어 굴지의 양회회사가 된 기업 이름이 그래서 쌍용시멘트.
이후 자동차회사를 인수하여 쌍용자동차가 되었다.
엄밀하게는 자동차와 쌍룡리는 관련이 없지만 그 핏줄을 따라 거슬러 오르면 바로 이곳이다.
정선 살 때, 38번 국도는 내가 세상으로 나가는 길이었다.
쌍룡리는 국도변에 있는 마을이다. 이정표를 볼 때마다 한번 들러서 걸어 보고 싶었었다.
여전히 이곳은 활발하게 시멘트가 생산되고 있다.
궁벽한 촌이지만 무궁화열차가 하루 두 번씩, 왕복 네 차례나 들어왔다 나간다. 기차를 타고 이 역에 내리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나처럼 별 볼것 없는 데를 찾아다니는 사람이 더러는 있을까.
태백 철암 거리는 검은 탄가루더니 쌍용 이 거리는 잿빛 횟가루다.
아무려나 이런 낯선 풍경의 거리를 걸어보는 것도 나름 매력이 있다.
저 먼 마추픽추의 어느 좁은 길거리가 어쩌면 이런 느낌 아닐까 하는 상상도 곁들이고.
오늘도 쪄죽일 듯 내리쬐는 저 태양광선만 아니라면 제법 낭만자적 헤매봄직한 거리다.
궁촌이어도, 부옇게 횟가루 앉은 지붕 밑에서도 역시나 사람들은 부대끼고 보듬으며 여느 곳과 똑같이 살고 있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다 똑같음을 새삼 절감하며.
보통은 창업자 이름을 쓰는데 마을 이름을 회사 이름으로 정한 자동차회사가 쌍용 말고도 또 있다.
BMW는 바이에른 자동차공장 (Bayerische Motoren Werke)이라고 한다.
참고로, 폭스바겐은 국민차(Volks Wagen)라는 의미인데 국민차라 하기엔 너무 고가의 고급차 아닌가. 우리나라의 대우국민차 티코와 너무 비교가 된다.
하나는 세계적 명차로 손꼽히지만 한쪽은 자국민조차도 희화의 대상으로 삼곤 하던 역시 국민차.
조니 틸러슨 : Poetry In Mo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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