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도 아니고 봄도 아닌 애매한 계절 2월.
햇볕은 시나브로 따뜻해져 가고 대지는 메마른...
사람들 가슴에서도 버석거리는 소리가 난다.
수양버들에 물이 오르려면 아직은 더 있어야겠다.
영주 부석사를 들어가는 연도에 위치한 선비촌이다.
국사시간에 배웠듯이 주세붕이 안향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인 소수서원.
그 유서 깊은 서원과 연계하여 선비문화를 앙양고취하려는 취지로 조성했다.
단순히 관광용 눈요기가 아닌 옛 고택을 고증하여 건물들을 지었고 숙박도 한다.
겨울의 쓸쓸한 풍경이 운치 있다.
담장과 들마루 툇마루에 내려앉은 오후의 양광은 봄 느낌이 완연하다.
우도불우빈 憂道不憂貧
가난해도 가난에 구애받지 않고 바른 삶을 추구한다고.
거무구안 居無救安
사는 데 있어 편안함을 추구하지 않는다.
자연이 가까운 곳에 몸 하나 누울 초옥 하나 있으면 사는 데 지장이 없다고.
말은 그럴싸하지만 조선의 사대부들이 그렇게 살지만은 않았다.
좀더 화려한 영달을 추구하며 호사를 누리는 걸 원했다. 담양의 소쇄원 같은 소위 풍류생활은 청빈과는 거리가 있다.
비난할 수는 없다. 인간이면 누구나 추구하는 기본 성정이니까.
안현정 작곡 : 오래된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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