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충무김밥

설리숲 2024. 2. 4. 09:53

 

충무김밥.

지금은 대중화되었지만 그 역사는 생각보다 짧다.

이 김밥이 탄생한 유래는 다 알다시피 뱃사람들의 도시락이었다고 한다.

김밥은 금방 쉬어 버리니까 김에 맨밥만 만 일종의 아이디어 음식.

통영에서 시작된 김밥.

 

 

충무김밥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건 유명한 국풍‘81이었다.

쿠데타로 국가를 전복한 전두환 정권이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주최한 닷새간의 어용관제축제였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동원된 사람들이었지만 아무튼 요란하고 시끌벅적한 대규모 국풍축제였다.

주관한 KBS는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 종일 이 행사를 다루는데 할애앴다.

 

그 축제현장에서 처음으로 세상에 선을 보인 게 충무김밥이었다.

뚱보 할머니라 불리던 어두이 씨(魚斗伊, 당시 63세)를 모셔 와서 천막 김밥집을 차려놓고 선보였는데 700인분이 3시간도 안 걸려서 다 팔렸다고 한다.

당시에는 양념 잘 바른 꼴뚜기와 우렁쉥이를 꼬지에 끼워 김밥과 함께 제공했다고 한다.

이후 명동충무김밥은 대단한 인기를 끌면서 명동의 랜드마크나 다름없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박정희 시절에 잠시 통영이 아닌 충무로 개명했었기 때문에 통영김밥이 아닌 충무김밥이었으며 다시 통영으로 환원했지만 '충무김밥'이 고유브랜드가 되었다.

 

 

 

 

만들기도 쉽고 재료도 덜 드는데도 일반 김밥보다 충무김밥이 훨씬 비싸다.

당연히 곁들이는 반찬에 따라 맛도 다르고 호오도 다르다. 시초에는 간단하게 무짠지나 섞박지 따위였으나 점점 다양해지면서 요즘은 주로 오징어무침이 많은 것 같다.

 

충무김밥이 가격이 높은 것은 처음 나올 당시 통영 지역의 물가가 비쌌고 게다가 새로 나온 음식이라는 희소성 메리트를 업어 그렇다고 한다.

 

가격과 상관없이 나는 충무김밥보다 일반 김밥이 훨씬 좋다.

아주 오래 전에 유명세만 듣고 처음 사 먹었다가 많이 실망했다. 이게 왜 유명하지.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 충무김밥이었다.

집에서 어쩌다 간단히 김을 말아 김치랑 해서 먹을 때도 있긴 하지만 그건 다른 거 만들기 귀찮아서 하는 일이라 굳이 충무김밥이란 브랜드 이름을 붙이기도 민망한 일이고... 일부러 사 먹진 않는다.

햄과 달걀 지단이 박히고 고소한 참기름 향 고소한 일반 김밥이 나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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