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황사영백서

설리숲 2020. 12. 10. 22:53

국사시간에 듣긴 들었던 것 같다.

황사영백서라는 말은 귀에 남아 있는데 그 단어 말고는 전혀 아는 게 없고 관심 또한 없었다.

지난 여름 끝에 간 추자도에서 잊혔던 황사영을 만났다. 추자도는 천주교박해 때 참수된 황사영 신부의 부인 마리아 정난주와 그 아들 황경한의 행적이 있는 가톨릭 성지중의 하나인 곳이다.

 

황사영백서는 1,800년 초에 나라에서 천주교를 금하고 박해한다고 황사영 신부가 중국의 주교에게 보내려 한 밀서다.

그 내용이 경천동지할 만하다.

조선을 청의 한 성()으로 복속시켜 중국이 관리해 줄 것과

서양의 군대를 조선에 파견하여 천주교를 박해하지 못하도록 조정에 압력을 넣게 해달라는 것이 주요 골자다.

 

얼마나 기가 막힌 일인가. 세상에 이보다 더한 매국노가 있을까. 오로지 천주 하나님을 위해 제 나라를 중국에 바치고, 서양 오랑캐들의 총칼을 불러들이려 하다니.

그 당시 사람들의 민족과 국가관이 어땠는지 모르나 지금의 인식으로 보면 이완용보다 나을 것이 없다.

이건 나라도 너그럽지 못하겠다. 백서는 중간에 발각되어 황사영은 참수된다.

이완용은 진짜 매국노로 온 겨레의 역적이 되었지만 황사영은 그에 못지않은 역적질을 하고도 천주교인들에겐 순교한 성인으로 추앙받는다는 사실.

이것이 기가 막힌 일이다.

 

종교라는 것의 본질을 다시 생각한다. 그 전염병 같은 집단최면.

이만희나 전광훈의 인간본색이 드러났으니 그쯤 되면 그 종교에 대해 부정과 회의를 가져야 정상인데 오히려 더 단합하여 뭉치는 게 종교라는 것의 특성인 걸 새삼 절감한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하고 이성을 마비시키는, 말로는 설명이 안되는 존재.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난 절대 종교를 신뢰하지 않는다. 오히려 혐오스러운 것으로 비하한다. 그 해악이 코로나 등 바이러스의 그것과 다른가.

 

혹 해당되는 사람이 이 블로그를 읽는다면 시비를 걸어 해꼬지를 할지도 모른다. 예전에 샘물교회를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가 그 쪽 관계자가 읽었는지 블라인드 처리된 경험도 있다. 독재가 나쁜 것은 자신이 잘못하고 있으니 뒤가 구려 끊임없이 다른 사람을 감시하고 통제하기 때문이다. 박정희가 그랬고 북한의 김씨 세습정권이 그렇다. 이명박 박근혜도 그랬고, 샘물교회도 끊임없이 세상의 눈을 감시하고 여차하면 고발하는 것이다.

 

여행은 견문을 넓혀준다고 한다. 내게 추자도 여행은 종교에 대한 본질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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