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나른해지면 생각나는 곳이 있지. 우리 바다 보러 갈까? 그리하여 드넓은 바다 앞에 서면 가슴이 뻑적지근하게 부풀어 오르곤 하지. 운명아 비켜라 사나이 간다! 거친 바람을 정면으로 맞아 두 팔을 힘껏 벌리고 서서 어느 광고 카피를 외치던 유치한 시절이 있었어 |
참 애매한 계절이야. 눈 덮인 하얀 겨울도 아니요, 봄은 아직 멀고... 보이는 모든 풍경은 삭막하고... 이런 계절은 그저 바다로 가는 게 좋아. |
속초해변에서 낙산해변까지 줄곧 바다 풍광이 손끝에 만져지는 해안길을 바람과 더불어 걸었다. 해파랑길의 한 구간이기도 해.
특히 정암해변에서 대포항까지의 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100>에 선정된 길이야.
애매한 계절에 떠나는 바다여행.
유난히 푸근한 겨울이라 얼굴에 와 부딪치는 바람도 훈풍이다. 참 이상한 겨울이었어.
이 길을 정기도보 공지로 올려 놓고 노심초사했는데 걷잡을 수 없는 감염의 공포 속에 취소했다. 취소하고 나니 모든 것 내려놓은 것 마냥 가뿐하고 평안하다.
겨울도 사라지고 봄도 사라지고 난세다 지금은.
송창식 : 고래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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