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숲은 그냥 서늘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태화강 십리대숲은 네 번째다. 언제나 겨울이었다. 그래서 그 숲에 들어가면 으스스 추운 기억만 강렬하다. 담양의 대숲도 언제나 겨울이었다. 산청의 대숲은 이른 봄이지만 그안에 들어가면 냉기가 덮치곤 해 대숲의 이미지는 서늘하다.
대숲엔 언제나 바람이 분다. 댓잎 사각이는 소리 요란하고 다각다각 대가지 부딪치는 소리도 이국적이다.
십리대숲이라지만 오랜 세월 지나면서 실은 그 규모가 축소되었는데, 이번에 보니 면적이 많이 넓어졌다. 그간 식재와 조림에 많은 공을 들인 것 같다.
태화강의 파란 물결이 을씨년스럽다. 이쪽의 강상은 산그늘에 덮여 하루 종일 햇빛이 비치지 않는다. 대나무 숲속도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다. 차안의 세계에 든 듯한 환상에 빠진다.
뜬금없이 드라마 <다모>에서 하지원이 공중으로 박차 오르는 장면이 떠오른다.
청청한 대숲 안에서 세모를 맞는다.
그 서늘한 숲에서.
엔야 : May It Be
한국의 아름다운 길 예순 번째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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