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서울 율곡로

설리숲 2020. 1. 16. 00:36


가을은 설렘과 조바심이 함께 하는 계절이다. 아름답지만 짧아서 싫은 계절이기도 하다.

 

청계천에서 나오면 동쪽 큰 문인 흥인지문이다.

종로로 갈까요 영등포로 갈까요 차라리 청량리로 떠날까요.

흥인지문교차로에서 왼쪽으로 가면 종로요 오른쪽으로 가면 청량리다.

나는 직진하여 율곡로로 접어든다.

 

율곡로는 청계천 오간수문지에서 경복궁교차로에 이르는 약 3k의 거리다.

국토부 선정 <한국의 아름다운 길> 중의 하나인 율곡로다.

그러나 지금은 그 아름다운 길이 없어졌다.

원래는 창덕궁과 종묘가 이어져 있었다고 한다. 일제가 두 곳 사이에 길을 내어 갈라 놓았다. 조선의 맥을 끊으려는 의도였다고 한다. 사실 유무는 차치하고.

어쨌든 종묘와 창덕궁 사이의 그 길이 율곡로인데 창덕궁 담장을 따라 걷는 여름의 우거진 숲길이 참 좋았다.

그래서 원남동사거리에 <한국의 아름다운 길> 선정 엠블럼비가 서 있다.

 

서울시는 옛 지형을 복원하기로 하고 복개공사를 하여 기존의 길을 터널로 하고 그 위를 평지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내가 갔던 10월에 한창 공사 중이었다. 예전의 아름답던 길이 가뭇없이 사라졌다.












이 기념비가 이젠 의미가 없어졌으니 철거될 것이다.

그러고 보면 세월이란 옛 흔적을 지워버리는 막강한 폭도라는 생각이 든다. 고가도로의 상징이었던 청계천의 현재 모습도 그러하다.





 왼쪽이 종묘 오른쪽은 창덕궁이다. 상판을 얹어 평지화하고 기존의 길은 지하 터널로 들어가게 되었다.

 









 

가을이래도 여름의 잔향이 진하게 남아 거리는 가을의 아직은 가을의 느낌이 부족하다.

진하게 갈변하는 마로님에 잎과 드높은 하늘이 그나마 가을의 정취를 안겨준다.

 

10,

커피가 당기는 계절.

설렘과 조바심의 계절 가을이다.







마로니에 : 칵테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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