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올해의 마지막 가을여행일 것 같다.
청남대를 탐방하는 사람들은 보통 그 진입로는 그냥 지나친다. 여름의 신록이 우거진 이 가로수길은 그야말로 신이 내린 선물이라 할 만큼 아름다운 길이다. 대청호반과 어우러진 환상의 드라이브코스다. 도보여행지로서도 최고의 풍경이지만 갓길이 없어 보행자에겐 많이 아쉽기도 하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길이다.
가을이 끝났다.
청남대로 가는 가로수길은 튤립나무가 주종이다. 보편적으로 흔하게 뵈지 않는 이 나무가 이곳에서는 풍경을 주도하고 있다.
조금 더 일찍 왔으면 노란 잎들이 만드는 터널의 장관을 보았을 텐데 시방은 거의 잎이 다 지고 마지막 잎새들만 햇빛에 투영되어 빛나고 있다.
이제 봄여름가을여행을 끝내자. 참 많이도 다녔다.
겨울로 들어가자. 겨울, 거기에는 또다른 길이 있을 것이다.
나목도 있고 한창 조락으로 향하는 나무도 있고 아직 새빨간 잎이 풍성한 단풍나무도 있다.
싱그런 초록의 나무들도 있어 지나간 계절 여름을 그리워한다.
내게 가장 아름다운 날은 바로 지나간 날들이다. 오지 않은 시간을 어찌 예감할 수 있을까.
젬 : Th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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