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장성 백양사 단풍나무길

설리숲 2019. 11. 8. 00:11



지난번 축령산 편백나무숲을 갔다가 인근 백양사를 들렀었다. 경내로 들어가는 길은 온통 단풍나무다. 어느 해 연분 봄에 세 누이를 모시고 다닌 전국일주 여행 중에 들렀던 곳이기도 하다.

 

백양사로 들어가다가 우거진 단풍나무 가로수가 너무 멋져 그만 돌아오고 말았다. 가을이 무르익어 단풍이 새빨개지면 그때 다시 오리라. 아직은 때가 아니다.

단풍 추이를 살피고 살피다가 이만 하면 제법 다풍이 들었을 거다 하고 113일을 택해 떠나던 것인데,

 

시기상조였다. 아직은 파란 잎사귀가 더 많았다. 기대가 높아 아쉽긴 했지만 그라데이션으로 은은히 물들어가는 단풍도 그런대로 매력이 있다.

예상대로 인파가 미어터진다. 아침 일찍 갔으니 망정이지 정오쯤에 나가는데 들어오는 차선은 주차장에 되어 전혀 움직이지 못한다.

어딜 가든지 주말 아닌 평일에 갈 일이다. 마는 그런 호사를 누릴 수야 없다. 죄다 쉬는 날 떠나야 하니 이렇게들 힘겨운 여행이 되는 것이다.

 

아마 이번 주말과 다음 주말이 단풍이 절정일 듯하다. 인근의 내장사도 그렇지 싶다. 가고는 싶은데 교통체증과 인파가 먼저 앞을 가린다.

 

교통이 막히든 아니든 내 임의로 결정하고 훌쩍 떠날 수 있는 이 자유가 좋다. 고독이 아름답다. 길은 어디에나 있다. 그 다양함이 오롯이 나의 것이다.




















 백양사의 단풍나무는 애기단풍이다. 잎이 매우 작다.


 대웅전 후원 격인 탑전에는 모과나무가 한 그루 탐스럽게 모과를 달고 있다.

 신비한 나무다. 가장귀에 단풍나무가 자라고 있다. 시쳇말로 헐 대박이다. 

 나만 본 건지 다른 관광객들에게서는 반응이 전혀 없다.  
















영화 <가을의 전설>중 Ludlows




한국의 아름다운 길 마흔 일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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