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영주 무섬 외나무다리

설리숲 2019. 5. 12. 02:37











산천은 나날이 푸른빛을 더해가고 훈풍은 온누리에 가득한데

산굽이 물굽이 무섬마을은 세월을 초탈한 듯 고요하다.

유명세의 바람을 타고 모여드는 이방인들만 바지런하게 드나들 뿐.

신나서 사진들을 찍고 빠져나가는 이들만 없다면 세월의 어느 한순간에 멈춰져 있을 것.






안동의 하회촌, 예천의 회룡포처럼 마을을 삼면으로 안고 휘돌아 나가는 마을이다..영남지방을 골골샅샅이 휘둘러 흐르는 낙동강 유역에는 이런 지형이 많다. 이런 강변엔 어김없이 드넓은 모래톱이 만들어져 전형적인 한국의 강마을이 된다.

이런 백사장에 앉아 저만치 흐르는 물을 보며 스스로의 인생도 물을 닮았다는 것을 깨닫곤 하지.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빛

노래가 참말 어울리는 풍경이다. 아마 김소월 고향 마을의 개천도 이러했을 것이다.











 

강위에 놓인 외나무다리는 현재의 콘크리트 수도교가 있기 전엔 마을 밖으로 소통하는 유일한 통로였다는 것이다. 외나무다리의 본래 쓰임새는 없어졌지만 신기한 볼거리 좋아하는 사람들의 속성이 이곳을 관광지로 만들었다. 나 역시 그 주류 속의 하나다.

청송 주왕굴을 다녀오던 길이었다. 우중풍한 잿빛 하늘에 문득 이 강과 다리가 생각났다. ‘우중충한 잿빛 하늘과 무섬마을이 무슨 상관이랴만 아무튼 그냥 생각났다. 이방인 뫼르소는 햇빛이 너무 좋아 그냥 사람을 죽였다지 않은가.

 

강 건너 나무들에 연초록이 번져가는 어느 봄날.









뜨거운 감자 : 봄바람 따라간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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