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움(BAUM)은 독일어로 나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악기의 소재인 나무를 연주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으며 바쁜 현대인의 삶 속에 잠시나마 쉴 수 있는 나무 그늘처럼 편안한 안식을 음악으로 들려 드리려한다.
관객들에게 음악을 통한 사랑과 화합, 위로와 행복을 함께하는 활동을 목표로 삼고 있다.
바움챔버오케스트라의 소개서다.
하나부터 열까지 죄다 한국과 한국사람이며 독일과는 일체 관련도 없으면서 이름은 바움이라고 지었다. 아무튼 서양 사대주의에 물든 한국사람들에게 대한 염증이 도진다. 이것도 병이라면 큰 병이지만. 서울시향 수원시향 성남챔버 이렇게 무난하면 좋을 걸 바움은 무슨. 파리나무십자가합창단처럼 외국의 합창단 이름을 우리말로 바꿔서 부르기도 하는데.
아무튼 이 바움의 정기공연이 있어 성남아트센터엘 다녀왔다. 이런! 여기도 외국어.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처럼 한글 이름은 촌스럽다는 거겠지.
<아티스타 콘서트>라는 주제로 젊은 연주자들의 협연 무대였다. 젊은 연주자들이라 하지만 다들 고교 1학년 음악도들이다. 출연자 8명 모두 여학생이다. 클라리넷 오보에 바이올린 피아노 악기만 다를 뿐 천편일률적인 느낌이다. 연령대가 좀더 다양했다든가 남녀 성별을 망라했다든가 했다면 지루함이 좀 덜했을지도 모르겠다. 마치 예고 학생들 학예발표회 같은 분위기였다.
음악적 수준은 뭐라 평하기는 그렇지만 아직은 어린 학생들이고 앞으로 창창한 미래가 있으니 그 젊음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것이다. 레퍼토리 중에 개인적으로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을 기대했는데 아쉬웠다. 그중에서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한 학생의 곡이 좀 괜찮게 들렸다.
유명하지 않은 신예들의 연주회에 예매를 하고 공연을 보러 올 정도의 관객이면 클래식음악의 마니아거나 조예가 꽤 깊은 사람들이라 할 수 있겠다. 공연이 끝나고 나올 때 주위에서 들리는 평들이 대체로 실망스런 반응이었다. 나 역시 그랬다. 감성을 배워야지 기술을 배우면 음악이 아니다. 악보에 있는대로만 따라가다 보면 정작 생명인 음악이 사라지는 것이다. 대체로 어려운 곡들이 선곡되었다. 그러니까 기교를 뽐내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려면 출중한 테크닉이라도 있어야 할 텐데 그것도 아닌데다 감성마저 실종된 것 같은 이도저도 아닌 어설픈 연주가 돼 버렸다.
그러나 뭐가 걱정이랴. 앞서 말한 대로 젊지 않은가. 그거면 충분하지. 이중에서 장한나 장영주가 나오지 않겠는가.
연주회 레퍼토리중 베버 클라리넷 협주곡 1번 1악장
성남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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