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메디컬심포니오케스트라 공연이다.
순수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다. 그래서일까. 입장권이 천원이다. 정선 살 때 영화 <실미도>를 천원으로 본 적이 있는데 오케스트라 연주를 천원으로 관람하긴 처음이다.
아마추어고 입장료가 쌌지만 공연 수준은 상당했다.
대전예술의전당에서 매년 기획하는 윈터페스티벌 행사다. 2월 24일 CMSO 공연은 <설렘, 겨울에서 봄으로>라는 주제로 열렸다.
대전 예술의전당
공연장도 역시 도농간의 차이가 확연하다. 대도시의 예술공연장은 중소도시의 그것보다 더 품격이 있어 보인다. 얼마 전 관람했던 강릉아트센터는 최첨단 시설을 갖춘 공연장이라고 하는데 건물 외관이나 내부 등 세련된 멋이 없다.
24일 공연이 있었던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의 내부 모습이다. 반원형의 세련되고 우아한 분위기다. 관객도 연주자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격조 높은 공연장이라 생각한다.
주제에 맞게 <핀란디아>로 시작해서 <호두까기인형> <봄의소리왈츠>로 이어져 겨울을 지나 봄으로 걷는 상징적 레퍼토리로 꾸몄다.
아!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좋아하는 베토벤 7번 교향곡. 그것도 전악장을 악기 가까운 곳에 앉아서 감상하는 느낌이란!
공연장에서의 좌석은 아주 중요하다. 어느 쪽에 앉느냐에 따라 귀에 들리는 음악이 다르다. 이번 공연에서 내 좌석은 오른쪽 거의 끝에 치우친 자리였다. 그곳은 첼로의 둔중한 음향을 만끽할 수 있는 자리다. 첼로뿐인가. 가장 뒷자리의 콘트라베이스의 연주와 소리를 맘껏 감상할 수 있다.
요즘에는 오케스트라에도 성파괴가 트랜드다. 보통 현악기는 여자, 관악기는 남자. 특히나 금관악기는 남자라는 공식이 상식이었다. 또 현악기지만 콘트라베이스도 역시 남자 전유물이었다. 요즘은 금관악기에도 여자 연주자가 많다. CMSO도 금관악기에 여자연주자들이요, 콘트라베이스 네 명 중에 세 명이 여자였다. 퍼커션도 여자연주자다.
장중하게 공연장을 지배하는 콘트라베이스 가까운 곳에서 듣는 베토벤 교향곡의 울림이 자못 감동적이었다. 천원의 행복일까나.
겨울은 물러가고 어김없이 봄이 다가오고 있었다.
요한 슈트라우스 : 봄의소리 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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