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설렘, 겨울에서 봄으로

설리숲 2018. 3. 1. 00:55

 

충남메디컬심포니오케스트라 공연이다.

순수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다. 그래서일까. 입장권이 천원이다. 정선 살 때 영화 <실미도>를 천원으로 본 적이 있는데 오케스트라 연주를 천원으로 관람하긴 처음이다.

아마추어고 입장료가 쌌지만 공연 수준은 상당했다.

대전예술의전당에서 매년 기획하는 윈터페스티벌 행사다. 224CMSO 공연은 <설렘, 겨울에서 봄으로>라는 주제로 열렸다.

 





대전 예술의전당

공연장도 역시 도농간의 차이가 확연하다. 대도시의 예술공연장은 중소도시의 그것보다 더 품격이 있어 보인다. 얼마 전 관람했던 강릉아트센터는 최첨단 시설을 갖춘 공연장이라고 하는데 건물 외관이나 내부 등 세련된 멋이 없다.



  24일 공연이 있었던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의 내부 모습이다. 반원형의 세련되고 우아한 분위기다. 관객도 연주자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격조 높은 공연장이라 생각한다.


 

주제에 맞게 <핀란디아>로 시작해서 <호두까기인형> <봄의소리왈츠>로 이어져 겨울을 지나 봄으로 걷는 상징적 레퍼토리로 꾸몄다.

!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좋아하는 베토벤 7번 교향곡. 그것도 전악장을 악기 가까운 곳에 앉아서 감상하는 느낌이란!

공연장에서의 좌석은 아주 중요하다. 어느 쪽에 앉느냐에 따라 귀에 들리는 음악이 다르다. 이번 공연에서 내 좌석은 오른쪽 거의 끝에 치우친 자리였다. 그곳은 첼로의 둔중한 음향을 만끽할 수 있는 자리다. 첼로뿐인가. 가장 뒷자리의 콘트라베이스의 연주와 소리를 맘껏 감상할 수 있다.

요즘에는 오케스트라에도 성파괴가 트랜드다. 보통 현악기는 여자, 관악기는 남자. 특히나 금관악기는 남자라는 공식이 상식이었다. 또 현악기지만 콘트라베이스도 역시 남자 전유물이었다. 요즘은 금관악기에도 여자 연주자가 많다. CMSO도 금관악기에 여자연주자들이요, 콘트라베이스 네 명 중에 세 명이 여자였다. 퍼커션도 여자연주자다.

장중하게 공연장을 지배하는 콘트라베이스 가까운 곳에서 듣는 베토벤 교향곡의 울림이 자못 감동적이었다. 천원의 행복일까나.

겨울은 물러가고 어김없이 봄이 다가오고 있었다.







요한 슈트라우스 : 봄의소리 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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