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고발 프로그램이 겉으로 보면 사회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니 순기능의 사이다 같지만 그 이면에는 어둡고 추악한 면도 있는 것이다.
이영돈은 그 프로로 인해 스타가 된 사람이다. 탤런트 김영애의 사망 소식을 접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아마 이영돈을 떠올렸을 것이다. 고인이 운영하던 황토팩을 모집어 철분을 문제 삼았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한 발병이 사망의 원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소송에서 김영애가 승소했으나 명예뿐인 승리로 패소한 이영돈은 여전히 잘 나가는 스타로 군림하고 있다.
최근의 대만카스테라 사건은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의 부정적인 면을 가장 잘 보여준 사례이다. 결국 애먼 사람들만 잡은 셈이다.
황토팩 이전에 이영돈은 차(茶)에 대해서도 자의적인 시각으로 고발을 했었다. 차나무에 약을 친다는 내용이었는데 웰빙푸드 바람을 타고 한창 각광받으려고 하던 시기였다. 이후 우리나라의 차 산업이 주저앉고 말았다.
일부의 지엽적인 것을 전체인 양 확대해서 화제를 만들어 놓고, 그것으로 인해 선량한 많은 사람들은 생계의 절박함에 내던져지는 반면 정의감에 불타는(실은 그것으로 위장한) 일부 파렴치한 사람들은 영웅이 되고 있다.
지식이 선한 일에 쓰이면 인류의 모든 것이 풍성하고 고상해지지만 악한 자에 의한 지식은 파멸하게 만든다.
같은 칼이라도 요리사가 들면 풍성한 음식이 되고, 백정이 들면 도살이 되고, 장군이 들면 전쟁영웅이 되고, 강도가 들면 살인무기가 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박근혜 탄핵과 국정농단에 관련된 주요 인물들이 서울대 출신이다. 그리도 머리를 싸매고 밤낮으로 공부하려 했던 목적이 사회와 국가에 해악을 끼치려는 것이었다니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