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으로 대선이 앞당겨지면서 총선거, 지방선거와 함께 한국의 봄 4월과 5월은 이제 완벽한 선거의 계절이 되었다. 목련과 벚꽃, 장미들이 화려한 꽃의 계절과 정치. 조화롭지 않은 만남이지만 어쩔 수 없다.
그룹 4월과 5월의 노래 <화>의 제목의 비밀을 알았다. 4월과 5월의 대표곡은 <장미>다. 가수 이름과 노래가 정말 조화롭다. 그래서 그들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게 장미와 꽃, 봄, 이런 이미지였다. <화>는 그래서 花인줄 알았다. 그랬는데 노랫말이 아무래도 꽃 하고는 거리가 있다. 그럼 나와의 언약을 내동댕이치고 떠나간 그녀에게 ‘화’를 내는 노래인가 했다.
‘화’는 멤버 백순진의 아내라고 한다. 본명은 아니지만 연애할 때 ‘화(和)’라는 애칭으로 불렀다고 한다. 그의 또다른 노래에 <영화를 만나>가 있다.
4월과 5월은 한국가요사에 큰 족적을 남긴 그룹이다. 포크 가수이지만 일반적인 통기타 群하고 다르게 강력한 사운드를 가미했다. 일렉트릭 사운드에 드럼소리가 강렬하다. 평론가들은 포크록이라고 구분한다. 세련되어(?) 보이는 외래어 이름을 짓는 게 대유행이었던 당시 시류에 유일하게 우리말로 이름을 지었다는 것도 특이사항이다.
백순진과 지금은 유명인이 된 이수만이 만나 듀엣을 만들었다. 이수만은 그룹 이름을 5월로 하자고 했고 백순진이 여기에 4월도 넣자 해서 4월은 백순진, 5월은 이수만의 상징적인 이름이 되었다. <화>, <욕심 없는 마음> 등이 수록된 첫 음반을 냈다.
1집 녹음 후 이수만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탈퇴하고 김태풍이 새로운 ‘5월’로 영입되었다. 그래서 그들의 첫 음반은 김태풍과는 전혀 관계가 없었지만 재킷에는 이수만이 아닌 김태풍의 사진이 들어갔다. 그들의 대부분의 노래는 백순진과 김태풍 듀오의 노래다. 김태풍이 후에 개인적인 사유로 미국으로 가는 바람에 그룹은 해체되었다. 그러나 백순진은 4월과 5월을 지속하고 싶었다. 그리고 새로 영입한 사람이 고 김정호다. 김정호는 당시 한국의 내로라하는 기타리스트들 사이에서도 가장 빼어난 실력자였다고 한다. 새로운 5월 김정호와는 노래는 불렀지만 음반은 취입하지 못했다. 그러니 4월과 5월은 백순진과 김태풍의 2인조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그후 백순진은 기획사를 만들어 새로운 가수들을 길러내는 일을 하였다. 그리고 당시 ‘하야로비’라는 이름의 듀엣으로 활동하던 김영진 이지민을 영입해 다시 4월과 5월의 활동을 이었다. 그 4기격인 <4월과 5월>이 불러 크게 히트한 게 <장미>다. 장미는 그러므로 노래는 만들었지만 백순진이 부르지는 않은 것이다.
백순진 작사 작곡 4월과5월 노래 :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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