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이었다. 산은 모든 사람들의 일터요 놀이터였다. 집집마다 대청 뒷마루를 열면 싸리울 가까이 산이 있었다. 논밭에서 농사를 지어 얻는 것 말고는 대부분의 먹을거리는 이 산에서 얻었다. 난방 땔감 또한 이 산에서 얻었다. 아이들과 어른들, 누나들과 형들의 삶의 터전은 산과 숲이었다.
이것은 쐐기나방 집이다.
사진은 구멍이 뚫려 있어 주인이 이미 나간 고치이다. 이 나방 번데기를 구워먹었다. 애기들은 너나없이 질질 침을 흘리기 마련인데 이 번데기를 먹이면 침을 흘리지 않는다는 황당한 민간처방이 있었다.
나도 유년기에 많이 먹었다. 젖을 뗀 후에도 침을 흘렸는지는 모르나 누나들이 산에 놀러 갔다가 이 고치가 눈에 띄면 꺾어 오곤 했다. 번데기는 샛노란 색이었다. 화로에 구우면 냄새가 아주 유혹적이었다. 크기야 애들 손톱만 할까, 그러니 구워야 먹을 것도 없다. 어릴 때는 별 거부감 없이 잘도 받아먹었지만 지금은 생각하면 징그러워 기겁할 노릇이다. 어쨌든 종류를 막론한 모든 고기는 맛있었으므로 이 번데기 또한 고소하니 참으로 맛있었던 기억.
그러나 침을 멎게 한다는 속설은 근거 없는 허황된 것임을 조금만 세월 지나도 알게 되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