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노래를찾아떠나는여행

홍대 앞에 눈이 내리면

설리숲 2017. 1. 26. 22:00

 

 여기 홍대 앞이야. 눈은 안 와. 그저께 눈 많이 왔잖아? 그게 여태 안 녹았네. 디게 추워. 다른 사람들 보면 다들 안 그런데 나만 추운 거 같아. 병인 거야. 저번 가을 끝날 때부터 추위를 탔거든. 너 없고 난 후부터.

 

사람은 많은데 거리가 쓸쓸하다. 이것저것 먹음직스러워 시장기가 도는데 덥썩 대들어 사먹기가 어려워. 혼자라는 게 힘들다는 걸 새삼 느끼는 날이야. 혼자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홍대 앞엘 왜 나왔는지 모르겠어. 그냥 여기 누군가가 있을 것 같은 막연함 같은 거.

 

 그리움... 따위는 개나 줘 버리라지. 그런데 참 신기해. 눈 돌려 보는 것마다 거기 니가 있어. 명치가 아파. 하늘이 온통 보랏빛이네. 눈이 펑펑 내렸으면 좋겠어. 눈도 보라색 눈이 내릴 거야. 그래, 그럴 거야.

 겨울이 얼른 끝났으면 좋겠다.

 아니. 이대로 꽁꽁 얼어붙어 영원히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젊은이의 거리에, 특히 대학가에 점집이 성시를 이루는 이유를 알 수 없다. 신구세대간의 갈등 중에 고리타분한 미신에 대한 터부가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오히려 젊은 사람들이 타로와 사주에 빠져 있는 아이러니한 현상 말이다. 젊은이들이 나약한 건가. 아니면 특별히 재미를 붙일만한 놀거리가 없는 건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

 

 

 

 

 

 

 

 

 어둑어둑 땅거미가 지기 시작해야 그제서 여기저기 젊은 장사꾼들의 좌판이 생겨나며 홍대 앞거리는 더욱 활기가 넘쳐난다.

 

 

 

 

 

 

 

한혜경 작사 윤건 작곡 노래 :홍대 앞에 눈이 내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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