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프로그램 <비타민>에 김응수가 출연했는데 차 애호가라 한다. 진행 중에 다른 게스트가 지금 마시는 차와 티백은 뭐가 달라요? 라며 웃자고 질문을 했는데 어이없는 김응수는 명쾌한 답을 못하고 아, 잎이 달라요. 역시 웃자는 대답으로 마무리했다.
우리나라의 차 역사는 하동 화개에서 시작됐으며 지금도 좋은 차로 인식되고 있다. 흔히 차밭이라면 보성이 인지도가 있고 근사한 차밭 풍경 사진도 역시 보성의 차밭이다.
보성 지역은 일제 강점기에 일인들이 조성하기 시작했고 그 후에는 태평양 등 기업에서 손을 대는 효과로 지금의 보성차가 되었다.
찻잎은 우전을 시작으로 잎이 커짐에 따라 세작 중작 대작(또는 첫물차 두물차 세물차)이 생산된다. 보통은 중작까지만 만들고 대작은 거의 만들지 않는다. 대작 정도의 잎이라면 녹차로서의 미향이 거의 없다. 사려는 사람도 없고 따라서 만들 필요도 없다. 그제서는 잎을 썰어 만든 게 티백이다.
보성 지역은 기업에서 대규모로 생산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자동화기계로 잎을 채취한다. 기게를 움직이려면 정리가 잘 되어 있어야 한다. 또 밭 자체가 완만하다. 우리가 사진으로 보는 근사한 차밭이 그래서 가꾸어지는 것이다. 화개 지역은 보통 비알이어서 사람이 직접 손으로 채취해야 한다. 기계화가 안 되니 대량생산 보다는 맛과 질을 추구한다.
보성 지역은 차의 철이 지난 다음에도 생산을 한다. 어차피 티백용이므로 맛을 그리 중하게 치진 않는다.
녹차가 맛이 없다는 일반인들은 보통 이 티백 차를 마신 것이다. 가장 맛이 떨어지는 찻잎으로 공장에서 만든 것을 접했으니 녹차를 폄하할 수밖에 없다.
차의 맛을 즐기려면 시간이 중요하다. 머그컵이나 종이컵에 대충 담가 마시는 티백은 녹차의 원조하고는 거리가 있다. 정식으로 다구를 차려놓고 여유 있게 시간을 소비하면서 우려 마셔야 한다.
바쁜 도시인이 그리 한가하게 시간을 죽이면서 차를 마실 수는 없다지만 그래 봤자 30분이다. 커피점에서 커피를 마셔도 30분 이상이고 술을 마시면 그보다 더 오래 시간을 죽이지 않는가.
보성의 차밭은 기계화가 되어 있어 정리가 잘 돼 있어야 한다. 그래서 아름다운 풍경이 만들어졌다.
가풀막진 화개의 야생 차밭은 그리 예쁜 그림은 아니다.
재니스 이안 : Tea And Sympa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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