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6일, 아침
나의 천사, 나의 모든 것, 나 자신이여. 왜 슬픈 거요? 우리의 사랑은 희생을 감내하고 서로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야만 성립되는 건가요?
우리의 마음이 늘 하나로 굳게 맺어져 있다면 굳이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아도 좋으련만...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가슴에 가득하다오.
월요일 밤, 7월 6일
당신은 괴로워하고 있어요. 내 마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있어요. 당신이랑 함께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소. 당신과 함께 하는 인생은 어떨까.
토요일이 돼야만 내 편지를 받아볼 수 있으니 생각만 해도 속사해서 눈물이 나려고 해요. 당신이 아무리 나를 사랑한다 해도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만은 못할 것이오.
7월 7일, 이른 아침
잘 잤어요? 침대에서 일어나기도 전에 벌써 그리움이 밀려옵니다. 내 불멸의 연인이여. 운명이 우리의 소원을 들어주기를 바라면서 때로는 기쁘고 때로는 슬퍼요. 당신이랑 살 수 있을지 아니면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게 될는지.
당신 품에 안겨 내 영혼을 정열의 나라로 보넬 수 있을 때까지 나는 방황하기로 결심했어요. 슬프지만 그럴 수밖에 없으니 어쩌겠소. 사랑하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지내야 하는지.
침착해야 돼요. 나를 사랑해주오. 오늘도 내일도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은 눈물에 젖어... 당신을 ㅎ향한 이 마음... 당신은 내 목숨과도 같소. 당신은 나의 모든 것이오, 안녕.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을 오해하지 않기를 바라오. .
당신을 사랑하는 L.
영원한 당신의 것, 영원한 나의 것, 영원한 우리들의 것.
베토벤의 유품에서 발견된 편지 세 통이다. 1812년 여름 이틀에 걸쳐 쓴 편지. 누구에게 쓴 편지인지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아 의견이 분분하지만 그의 일기 등 여러 정황으로 보아 안토니 브렌타노라는 것이 유력하다고 한다.
안토니는 프랑크푸르트의 상인 프란츠 브렌타노의 아내다. 프란츠 역시 베토벤과 그의 음악을 좋아했고 존경했다. 가정과 아내에 충실하였지만 부인은 무언가 허전했던 모양이다. 편지의 내용으로 그녀는 베토벤을 진심 사랑했던 것 같다.
베토벤과 안토니는 그녀가 결혼하기 전부터 아는 사이였고 베토벤은 이미 그때부터 연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가 15살이나 여낭인 프란츠와 결혼할 때 슈테판 대성당의 기둥 뒤에 숨어서 눈물을 훔치던 남자가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베토벤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베토벤은 소위 악성 즉, ‘음악의 성인’이라는 대명을 가진 거장이다. 그러나 여러 기록이나 자료들을 통하여 보면 인간적으로는 그리 매력적인사람은 아니었다고 한다. 까다롭고 신경질적이고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성미였다고 한다. 외모도 많이 떨어지고 게다가 평민 출신이라는 핸디캡. 이런 자격지심 때문이었을까. 음악으로 유명해지면서 그의 여성편력은 고위층이나 귀족층의 여성들만을 좇았다고 한다.
나중에 그의 작품번호 120번인 <디아벨리 변주곡>을 불멸의 연인으로 알려진 브렌타노에게 바쳤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4번 1악장 Op.27-2
<달빛 소나타>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이 피아노 소타나는 줄리에타를 향한 사랑의 감정으로 작고했다 한다. 그의 사랑은 열정적이고 순수했으나 줄리에타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외모가 매력적인 여성이었지만 베토벤에게 대한 감정은 순수하지 못했다. ‘그냥 데리고 놀았다’는 표현처럼.
실연한 베토벤은 몇 달 후 비엔나에서 유서를 썼다(1802년). 그만큼 줄리에타에 대한 사랑의 상처가 컸나 보다. 물론 그 유서를 쓰고도 20년이나 더 살았다. 이 소나타를 헌정받은 줄리에타는 그후 이탈리아 귀족과 결혼하여 로마로 떠났다고 한다.
'서늘한 숲 > 음악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보에 같은 사람이고 싶다 (0) | 2017.01.13 |
---|---|
고독한 겨울, 우수, 비창... 그리고... 차이코프스키 (0) | 2017.01.05 |
마른 잎 다시 살아나 (0) | 2016.12.11 |
밤의 여왕 (0) | 2016.12.04 |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0) | 2016.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