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화천에서 그의 콘서트를 보고 돌아가는 밤길에 지금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은 많은 상념들에 싸였던 기억이 있다. 그날 앙코르곡이었던 <위하여>가 며칠 동안 맴돌았었다. 파란 청년기를 지나 중년기로 진입하기 시작하는 때여서 유난히 절실했었을 것이다.
광화문에서 다시 그를 만났다. 세 번째 만남이다. 그의 쇳소리 나는 음색을 좋아한다. 이 사람은 늙지도 않는다.
비운에 간, 아무도 지켜주지 못한 억울한 생명들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마른 잎 다시 살아나
촛불의 광활한 바다에서 그가 가장 부르고 싶었다는.
이 노래가 다시는 부를 일이 없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안치환에게도 이 공연은 일생 가장 의미가 있을 것 같다. 150만 군중이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앞에 두고 노래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별 의미는 없지만 기네스북에 오를 기록이다. 고 마이클 잭슨도 고 루치아노 파바로티도 감히 상상하지 못했을 일이다.
쇳소리 나는 음성과 늙지 않는 푸름을 오래도록 간직하시라. 여전히 그대는 할 일이 많아 보이니까.
안치환 작사 작곡 노래 : 마른 잎 다시 살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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