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노래를찾아떠나는여행

지리산, 너 지리산이여!

설리숲 2016. 7. 8. 00:05

 

 

 

 

 

 드라마 <모래시계>의 마지막 장면은 지리산이었다. 저녁노을이 불그스름하게 애애한 허공으로 혜린과 우석이 태수의 유골을 뿌린다. 시대의 기린아는 그렇게 지리산에 졌다. 첩첩 능선에 가득한 화면 속의석양을 오래도록 잊을 수가 없다.

 

 

 

 

 

 

 

 

 

 

 

    지리산

                  김지하

 

  눈 쌓인 산을 보면

  피가 끓는다

  그 푸른 저 대샆을 보면

  노여움이 불붙는다.

  저 대 밑에

  저 산 밑에

  지금도 흐를 붉은 피

 

  지금도 저 벌판

  저 산맥 굽이굽이

  가득히 흘러

  울부짖는 것이여

  깃발이여

  타는 눈동자 떠나던 흰옷들의 그 눈부심

 

  한 자루의 녹슨 낫과 울며 껴안던 그 오랜 가난과

  돌아오마던 덧없는 약속 남기고

  가버린 것들이여

  지금도 내 가슴에 울부짖는 것들이여

  

  얼어붙은 겨울 밑

  시냇물 흐름처럼 갔고

  시냇물 흐름처럼 지금도 살아 돌아와

  이렇게 나를 못살게 두드리는 소리여

  옛 노래여

 

   눈 쌓인 산을 보면 피가 끓는다

   푸른 저 대샆을 보면 노여움이 불붙는다

   아아 지금도 살아서 내 가슴에 굽이친다

   지리산이여

   지리산이여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안치환 작사 작곡 노래 : 지리산, 너 지리산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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