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노래를찾아떠나는여행

진주라 천리 길

설리숲 2016. 7. 5. 14:49

 

 

 

 조선 때는 경상도 감영을 두어 관찰사를 파견했다. 지금의 도청소재다. 진주는 그만큼 과거 영남의 중심지였다. 일제가 조선을 침략하기 위한 거점을 만들면서 부산이 급격히 커지는 바람에 해방 이후 부산이 경남 도청소재지가 되었다. 그러다가 부산이 자치시로 경남과 분리되고 진주가 도청을 유치하려고 하였다. 예부터 관찰사가 있던 지역이라는 명분으로 노력하였으나 이미 거대해져 있어 실질적인 경남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던 신흥도시 창원이 도청소재지가 되었다. 나는 주민이 아니어서 모르겠지만 이곳 시민들은 좀 허탈감이 있었을 듯하다. 행정이 창원 중심으로 운영되고 진주문화방송도 창원으로 통폐합되는 운명을 겪었다.

 

 

 

 

 

 

 

 

 

 

 

 

 

 

 

 

 정선 산골에서 나와 머나먼 남쪽 진주라는 도시로 나왔다. 이미 15년 전 이곳에서 살았던 이력이 있어 낯설지는 않다. 그 사이 상전벽해 많이도 바뀌었다. 변두리였던 곳이 지금은 신흥 상권의 중심지가 되어있고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 지도를 놓고 보면 구 중심지는 이제 외곽으로 밀려나 있는 형세다.

 

 그러리라 당연히 짐작은 했거니와 산골에서의 생활과 도시에서의 생활은 극과 극이다. 온종일 새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다. 비좁은 골목, 담장이나 지붕, 전봇대마다 어지러이 엉켜 있는 전깃줄. 때가 때인지라 습습한 무더위에다가 이놈의 모기들 때문에 영 불편하다. 때때로 골목 밖 길에서 굉음을 울리며 오토바이가 방역연기를 내뿜고 지나간다. 오래 전에 보았던 익숙한 풍경들이다. 산골에서는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전형적인 도시의 옛 모습. 어쩌면 다시 과거로 회귀해 돌아온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대문을 나서면 바로 앞에 연암도서관 계단이다. 모든 것은 일장일단이 있어 도시에서는 문화를 향유하기가 쉽다. 화장실 다녀오듯 도서관이 가까이 있으니 시간 보내기 참 좋다.

 

 

 

연전에 남강유등축제의 한 프로그램으로< 진주라 천릿길> 걷기 축제가 있어 참가했다가 완보증과 메달을 받고 한 커트. 작년에는 유등축제를 유료입장으로 했다가 많은 비판을 받았다. 시민을 위한 잔치가 돼야지 축제를 돈벌이로 전락시킨 모리배들.

 

 

 

 

 

 과거에 감영이 있는 고장이었지만 한양에서 보는 시선은 참말 진주는 멀고 먼 곳이었을 것이다. 지리적으로도 거리가 멀 뿐 아니라 거대한 지리산이 우뚝 서 있고 진주는 그 뒤에 숨어 있는 형세다.

 진주 천릿길이라.

 

 노래 <진주라 천리 길>은 유명하지만 실은 해금되어 세상에 나온 지 얼마 안 된 노래다.

 작가가 다 월북하여 40년 이상 금지곡으로 수감되었었다. 이가실 작사 이운정 작곡에 가수 이규남이 불렀다. 이가실은 당시 조명암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였고 이운정은 이면상이란 이름으로 활동하였다. 두 사람 다 당대 최고의 대중음악가였다. 노래를 부른 이남규까지 모두 월북하였다.

 

 

이가실 작사 이운정 작곡 이규남 노래 : 진주라 천리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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