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노래를찾아떠나는여행

돌아가는 삼각지

설리숲 2014. 12. 21. 23:07

 

 실제로 삼각지 로터리를 보지 않고는 배호의 노래를 이해하지 못한다. 돌아가는 삼각지라니.

1967년 지금의 삼각지 교차로에 회전식 로터리를 만들었다. 그것도 지상이 아닌 허공의 고가 교차로였다. 지금 봐도 획기적인 발상이었다. 극심한 교통정체를 말끔히 해결했으리라.

 당시의 사진을 보면 아하, 이래서 돌아가는 삼각지였구나! 가끔 저 로터리로 올라 돌다가 방향을 잃고 엉뚱한 길로 빠져나가는 운전자도 있었다고 한다. 노래 가사처럼 헤매 돌던 그 추억들.

 

 

 

 지금은 많이 변했지만 여전히 이곳은 과거의 모습이 많이 남아있다. 다닥다닥 붙어 골목을 이루던 주택가들, 집창촌의 흔적이 엿보이는 구옥들, 혹은 철거되고 혹은 철거되지 않아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는 폐가들.

전쟁기념관과 국방부가 육중하게 터전 잡고 있다. 이러저러해서 내겐 이곳의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인식된다. 어쩔 수 없다. 싫은 걸 좋다 할 수는 없다.

 

 검색을 통해 이곳에 배호길이 있다는 걸 알고 교차로를 몇 번이나 돌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안내팻말 하나 없었다. 아마 내가 못 본 것일 게다. 그래도 한국 최고의 가객이라 칭송되는 가수의 이름을 딴 거리라면 누구의 눈에도 쉽게 띌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날은 잔뜩 흐려 곧 눈발이 설 것 같고 바람은 차고…… 난 잃어버린 뭐라도 있는 사나이가 된듯 삼각지 로터리를 헤매다 역시 노래 가사처럼 돌아가고 말았다.

 

 

 

노래비

 

 

 

 

 

 

 

 

 

 

 

 

 

 

 

 

 

 

 

 

                            이인선 작사 배상태 작곡 배호 노래 : 돌아가는 삼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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