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세금을 내고 국가는 그 세금으로 국민의 안녕과 행복을 지켜준다.
그런데 세금을 낸 국민들의 가슴에 총알을 난사한 정부가 있었다. 바로 그 돈으로.
천인이 공노할 일이 있었다.
광주는 반역의 땅인가. 그렇다. 반역이되 아름다운 반역이다. 전태일을 ‘아름다운 청년’이라 하듯.
감히 누구도 나서지 못하는 발걸음을 광주는 늘 먼저 시작했다.
광주제일고등학교와 광주서중학교 교정에는 금자탑이 서있다.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탑이다. 1929년 이곳 학생들이 분연히 일어선 역사가 있다.
이 탑의 휘호는 이승만이 썼고 후면 글은 이은상이 썼다. 기가 막히지 않은가. 대표적인 친일인사들이 여기에 글을 썼다 한다.
12월 12일이다.
12‧12사태가 난지 35년 되는 날이다. 전두환의 불법 쿠데타로 한국의 현대사가 피로 얼룩진 날이다. 전두환 노태우는 후에 내란죄로 사형을 언도받았지만 여태 안녕하시다.
슬픈 영혼들만이 허공에서 울고만 있다.
부끄럽게도 518 당시 나는 KBS뉴스만을 접하고 좌익빨갱이들의 준동에 겁을 먹었었다. 얼마나 참회를 해야 하는지.
모든 것은 과거로 흘러가고 금남로도 많이 변했다. 점차 그 이야기들의 먹빛도 흐려져 갈 것이다. 그 치열했던 이야기는 그저 전설로만 이어질 것이다.
옛 도청 광장과 낡아가는 건물
아픈 혈흔을 간직한 곳이다
그냥 금남로 이 거리를 걷고 싶었다. 지나간 역사 따위는 생각지 말자.
그렇지만 곳곳에 그이들의 자취가 느껴져 맘이 몹시 불편했다. 이 영광의 거리, 빛나는 빛고을...
12월 한파는 뼛속에까지 파고들어 하루 종일 몸을 떨었다. 오욕의 내 지난날들.
여전히 진행 중인 그 어느 날의 핏빛 아름다운, 여기는 반역의 땅이다.
예술의 거리에서
518기념공원
정태춘 :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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