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6·25를 ‘사변’ 또는 ‘동란’이라 하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은 ‘한국전쟁’이라 한다. 삼팔선으로 그어 갈라져 있긴 해도 남북민 스스로는 같은 나라이고 같은 민족임을 자각하고 있었으므로 전쟁이란 용어를 쓰지 않았다.
그러나 어쨌든 세계 역사엔 한국전쟁으로 기록되어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조안 바에즈, 밥 딜런, 피터 폴 & 메리 등은 우리가 잘 아는 대표적인 반전평화를 노래한 가수들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 피트 시거(pete Seeger)라는 걸출한 반전 가수가 있었다. 미국의 포크와 70년대 한국문화를 대표했던 포크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
피트 시거에 의해 한국 민요인 아리랑이 전세계로 퍼져 나가는 계기가 되었다. 1951년 “한국전쟁”에 참전한 피트 시거는 국방군이나 인민군이나 모두 아리랑을 흥얼거리고 부르는 것을 접하고는 충격을 받았다. 그들이 보기엔 분명 남북이 전쟁을 벌이는 것인데 우리 병사들이 똑같이 아리랑을 부르니 피트 시거는 깨달았다. 그들은 적국이 아니라 하나의 형제요 동포다.
남북 병사들이 부르는 아리랑을 그래서 피트 시거는 반전 노래로 인식하게 되었고 귀국 후 자신의 음반에 아리랑을 녹음하게 된다.
한국인이 부르는 노래 중에 '아리랑'이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불러온 노래지만, 일본 식민지 시기에는 부르지 못했던 적도 있었다. 내 생각엔 남한과 북한이 전쟁을 하고 서로 나뉘어 살고 있지만, 두 나라는 아니라고 본다. 왜냐하면 그들이 아리랑을 함께 부른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민족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피트 시거
Pete Seeger
비숍의 <즐거운 나의 집(Home Sweet Home)>이 영국인 작곡가가 만든 노래지만 미국인들에게 더 사랑 받는 계기도 전쟁의 와중에도 남북 병사들이 이 노래를 부르며 전쟁의 공포와 향수를 달랬다는, '아리랑'에 대한 사연과 흡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