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울적한 날엔 거리를 걸어보고
향그러운 칵테일에 취해도 보고
한 편의 시가 있는 전시회장도 가고
밤새도록 그리움의 편질 쓰고파
아니다
여기는 노란 햇볕이 가득 쏟아지는 날에 가야 한다. 굳이 볼 일이 없어도 그냥 신빌 신고 나서면 되는 가까운 이 거리가 있다.
가만히 서서 무성한 가로수 잎을 쳐다본다. 고뇌 우울 잡념 불안 초조 내 안의 고통들을 잠시 낙엽처럼 바닥에 버린다. 그리운 사람, 싱그럽던 기억, 내일의 기대와 희망 따위 의미조차 없어진다.
젊음이 있고, 너그러움이 있고, 평화가 있고, 새로운 호기심이 있고, 사랑, 아! 사랑이 있고 그리고 쏟아지는 햇빛이 있다.
오래된 것도 있고 그리운 것도 있고 소외된 열정이 있다.
소외된 열정은 왠지 눈물이 난다. 그래서 더 아름답다.
그들은 비주류다. 비주류는 늘 고독하고 슬프다.
그들은 스스로 아웃사이더임을 자부하려 하지만 기실은 보다 높고 화려한 주류를 꿈꾼다.
현재는 언제나 야속한 것이다. 아웃사이더임을 진실로 자각하고 사랑할 때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비주류 사람들이 만들고 올리는 공연을 수많은 주류 사람들이 돈을 지불하고 구경한다.
운동이 필요한 사람들이 운동할 필요 없는 선수들의 경기를 돈을 주고 보면서 행복해하는 것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저들 중에서 일부는 높은 곳에 올라 주류의 달콤한 맛을 탐닉할 것이다. 나머지 대부분은...
젊을 적 열정을 바쳐 불살랐던 강렬한 기억을 간직하고 추억하며 그 추억 하나만으로도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미소 지을 것이다.
그 거리에 가면 잊고 있었던 사람을 만나기도 하는 것이다
그 거리는 그들이 있으므로 의미가 있고 존재가치가 있다. 그들이 아니라면 왁자지껄 먹을 것이나 찾아 눈 번득이며 활개치는 그저 그런 유흥가 이상은 아닐 것이다. 번잡하고 소란한 거리는 햇볕이 쏟아져도 눈이 부시거나 싱그럽지 않을 것이다. 눅눅한 더위와 근적한 땀냄새가 진동할 것이다.
우리는 모주가 아웃사이더가 될 필요는 없다.아니 그래서는 사회가 무너진다.
다들 주류 속으로 들어가라.
몇 안 되는 아웃사이더
내가 그것 되리니...
이번엔 은영 씨 유정 씨가 모델을 해 주었다.
바람이 몹시 부는 하루였다.
무성하던 가로수 잎이 거리에 나뒹군다.
그 위로 노란 햇볕이 쏟아진다.
김선민 작사 작곡 마로니에 노래 : 동숭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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