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려수도(閑麗水道).
한산도에서 여수까지의 약 300리 해상공원이다.
여름이라면 이 구간의 아무 곳이나 유람선을 타고 나가 보자. 반드시 여름이라야 한다. 이유는 없다. 그냥 여름이 가장 좋다. 여름이라야 시원(始原)의 바닷바람을 안을 수 있다.
푸른 해원과 첩첩 겹친 섬들. 때로는 점점이 뜬 무리섬. 독섬들마저 푸른빛이다.
그냥 달콤한 오수를 즐기듯 꿈꾸다 오면 그만이다. 다른 생각을 할 일이 없다. 정지용 시인이 “나는 통영포구와 한산도 일대의 아름다운 풍경을 내 문필로는 표현할 능력이 없다”고 했듯 그저 바라보다 올지어다.
오래된 노래지만 이미자의 노래는 이 푸른 다도해에서 듣기로 참말 제격이다. 그는 위대한 예술가다. 어쩜 그리도 이 바다와 조화롭게 불렀는지.
가왕 조용필이 있지만 우리나라 대중예술의 최고봉은 이미자가 아닐까. 그가 오래도록 우리 곁에 남아 있길 바라지만 먼 훗날 별세를 하게 된다면 국민장으로 보내드려야 할 사람이다.
해원을 떠가는 선상에서 검은 색으로 몸을 태워도 좋으리. 태생이 산골인 내게 바다는 먼 그리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한번쯤은 며칠이고 멀미가 나서 온 삭신이 너덜거리도록 바다 위에 떠다니고 싶기도 하다. 제물에 지쳐 다시는 바다를 돌아보지 않게 되기를.
선상에서 타이타닉을 불러 본다. 생소한 음색에 낯모르는 관광객들이 호기심을 던진다. 이왕이면 인어이야기도 부를걸 그랬다. 아련한 바닷속 전설이 오카리나의 음색에 실리면 제법 신비하고 환상적일 것 같다.
정두수 작사 박춘석 작곡 이미자 노래:삼백리 한려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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