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노래를찾아떠나는여행

제주도 푸른 밤

설리숲 2013. 7. 31. 00:14

 

 

 

 

 

 

 

 

 

 

 

 

 

 방랑자들은 아무에게도 복종하지 않으며 아무런 목표도, 아무 것도 가지지 않고, 하늘을 지붕 삼아 날씨와 계절에만 좌우되고, 우연에 대해서는 자신을 몽땅 드러내놓고 어린애 같은 용감한 생활, 불쌍하면서도 강한 세월을 보낸다.

 그들은 낙원에서 쫓겨난 아담의 후예들이며 순진무구한 동물들의 상전이다.

 그들은 하늘로부터 시시각각 부여되는 것을 받았을 뿐이다. 해와 비, 안개와 눈, 더위와 추위, 안락과 괴로움을 받는다.

 그들에게는 시간도 역사도 노력도 없으며 집을 가진 자들이 맹목적으로 믿는 발전이라든가 진보라든가 하는 기묘한 우상도 없다.

 

 방랑자는 약하든, 거칠든, 능숙하든, 우둔하든, 용감하든, 겁쟁이든 항상 그 마음은 어린아이요, 언제나 첫날과 같이 세계 역사의 시작 이전처럼 생활하며, 그 생활은 또한 단순한 본능과 필요에 의해서 인도된다.

 

 영리한 사람이나 어리석은 사람이나 방랑자는 일체의 생활이 그 얼마나 나른하고 무상한가를, 또한 살아있는 모든 것이 그의 따뜻한 피로써 얼음장같이 차디찬 세계를 근심에 차서 참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거나 아니면 가련한 위장의 명령에 따라서 어린아이처럼 침을 흘리며 살아가는 그들은 언제나 소유한 자나 안주자들의 적대자이며 원수지간이다.

 소유하고 안주한 인간은 존재의 허무감이라든지 생명의 끊임없는 쇠퇴라든지 온누리에 가득 차 있는 얼음장같이 차디찬 가차 없는 죽음 같은 것이 회상되는 것을 싫어하기에 방랑자를 미워하고 멸시하고 두려워한다.

                                                                                                                                    -헤르만 헤세

 

 

 

 

남국의 여름은 한없이 짙푸르다.

지금은 여름의 가장 한가운데.

곧 가을이 오겠지

 

 

 

 

 

 

                                          최성원 작사 작곡 : 제주도의 푸른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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