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안개 자욱한 아침 산책길에서 만나게 되는 카페 하나.
초행도 아니고 평소에 늘 보던 풍경임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가는
느닷없이 처음 대하는 것처럼 신선하게 감동할 때가 있다.
아마 안개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홍대거리는 늘 활력이 넘쳐 걷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 이곳의 문화는 주류에서 약간 벗어난 듯한 느낌이다. 톡톡 튀는 기발한 것들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이 모일 만한 곳이다. 커피숍도 그렇고 카페도 그렇고 일반적인 아늑함과 고상함이 아닌, 이렇게 기발한 발상을? 하고 감탄할 때가 많다. 나는 이런 독특한 문화와 정서들이 참 좋다.
그룹 10cm가 불러 유명세를 탄 은하수다방을 찾았다.
유명세만큼 화려하고 세련되지 못한 그 촌스러움이 아름답다. 빌려 입은 양복이 어색한 남자와 물방울무늬 원피스로 한껏 치장을 했지만 역시 어색한 처녀가 마주 앉아 맞선을 보는 풍경이 앗을 것 같은, 오지 않는 여자를 기다리며 성냥개비 탑을 쌓고 있는 사람이라던가 지직거리는 LP판을 닦고 잇는 디제이가 있을 것 같은 옛 다방의 멋스러움이 있다. 이른 아침이라 문은 닫혀 있고 밖에서 본 풍경은 이와 같았다. 이런 컨셉트를 생각해 내는 주인의 센스가 좋다. 이야기에 의하면 밖의 풍경에서처럼 촌스럽지는 않다고 한다. 고즈넉하고 고상한 분위기가 좋다고 한다.
노래 가사처럼 은하수다방 문 앞에서 만나긴 했지만 홍차와 냉커피는 마시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와글거리는 그곳 햇빛 속으로 들어갔다.
10cm가 오리지날인데 악동뮤지션의 곡이 더 듣기 좋다
권정열 작사 윤철종 작곡 - 사랑은 은하수다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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