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팔경 중의 하나인 죽서루다.
숲에 둘러싸여 있어 겨울이 아닌 계절에는 누각의 전경을 찍을 수가 없다. 오십천이 휘돌아 흐르는 절벽 위에 있어 기실 누보다는 강 저편에서 보이는 단애가 절경이다. 마침 가을이라 뼝대에 군데군데 물든 단풍이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고려 충렬왕 1년(1275)에 대학자 이승휴 선생이 세웠다. 그 뒤 조선 태종 3년(1403)에 삼척부의 수령인 김효손이 고쳐 세워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름은 누각의 동쪽 죽장사라는 절과 이름난 기생 죽죽선녀의 집이 있어 ‘죽서루’라 하였다.
바닥을 정지하지 않고 바윗돌 등 자연물 생긴 그대로 살려 기둥을 세운 것이 특징이다.
아무려나 이러한 누각과 정자 등을 보면 그 아름다움 뒤안에 보이는 사대부 고관대작들의 호화롭고 사치한 풍류가 보이는 걸 어쩔 수가 없다.
金樽美酒千人血
玉盤佳肴萬姓膏
燭淚落時民淚落
歌聲高處怨聲高
금동이의 맛난 술은 일만 백성의 피요,
옥소반의 아름다운 안주는 일만 백성의 기름이라.
촛불 눈물 떨어질 때 백성 눈물 떨어지고
노랫소리 높은 곳에 원망소리 높았더라.
삼척에서 우려먹는 것 중에 하나가 영화 <외출>이다. 곳곳에 배용준과 손예진 사진이 있다. 죽서루에서 제법 많이 찍었나 보다. 담장 너머 삼흥모텔이 보인다. 그닥 세련되지 못한 이류급 모텔이 영화의 배경으로 알려지면서 갑자기 유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