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사랑이 아니다

설리숲 2006. 7. 13. 13:19

 

 그걸 사랑이라 한다.

 처녀가 유부남과 어쩌구저쩌구 한다. 사람들은 불륜이라 한다. 그런데 그 처녀만은 단연코 사랑이라 우기는 것이다.


 여자에게는 강한 모성애가 있다. 남자를 향한 그 모성애가 가끔은 궤도이탈이 되어 고통스런 결말을 맺곤 하는데,

 

 

 늘 그 남자의 얼굴에는 그늘이 보인다. 예쁜 아내가 있어도 그리 행복하지 않은 것 같다. 그 때문인지 그 사람의 신변은 늘 우울한 일들만 있는 것 같다. 그 사람이 애처롭다. 나를 보는 눈빛에 슬픔이 보인다. 그에게 따뜻하게 대해주고 싶다.

 그 사람과 차를 마셨다. 그는 아내를 사랑한다 했다. 하지만 말은 그렇게 해도 정작은 외로운 사람이 분명하다. 어제는 밤늦도록 그와 술을 마셨다. 그를 향한 내 마음이 몹시 애틋하다.

 요즘 그의 얼굴에 미소가 보이는 것 같다. 아, 그가 나를 보고 있는 걸까. 아, 내가 그를 연모하는 걸까. 그가 좋다. 어쩌면 그 사람의 인연은 첨부터 나였을 거다. 뜻밖의 엇갈린 인연으로 그는 사랑하지 않은 여자랑 살고 있는 것이다. 주고 싶다. 사랑을 주고 싶다. 마음과 몸을 주고 싶다. 그의 불행을 내가 채워주고 싶다.



 젊은 처녀들은 착각한다. 불행한 그 사람과의 그것을 사랑이라 착각하는 것이다. 모성애에 젖은 나머지 현실을 망각하는 거다. 아직 사랑에 미숙해서일 거다.

 빌어먹을 모성애!

 얼마나 많은 순진한 처녀들이 그것에 사로잡혀 고통을 받았나. 결국은 허망한 것을.


 바람 피는 남자들을 붙잡고 물어보라. 백 명 중 아흔아홉은 절대로 가정을 버릴 생각이 없음을 알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 바람은 단지 바람일 뿐이다. 사랑? 그들에게 그런 낭만적(?)인 감성은 그리 풍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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