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르게 무르익는 봄기운은 산속 촌놈의 가슴도 살랑이게 한다.
도저히 방안에 가만히 앉아 있덜 못해 날마다 산기슭을 오르내리고, 호미 하나 들고 어제는 달래, 오늘은 고들빼기, 또 내일은 냉이를 캐겠다.
아름드리 낙엽송을 얹은 지게는 어깨를 내리눌러도 마음은 마냥 푸른 창천으로 날아오른다.
거기 올려다 본 하늘에 멧새 한 마리 사선을 그으며 숲으로 내려앉고 있어
아마 그곳 숲 어디메쯤 기다리는 님이 있을 테지.
나 또한 님 그리워 먼 산 너머로 마음을 보내어도 글쎄 그가 내 맘을 알까.
혹 나로 인해 무슨 맘상한 일이 있지나 않을까.
소심한 산골총각 가슴은 더 애달퍼.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2004.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