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봄의 서정

설리숲 2005. 6. 3. 20:38

 

 

 하루가 다르게 무르익는 봄기운은 산속 촌놈의 가슴도 살랑이게 한다.

 도저히 방안에 가만히 앉아 있덜 못해 날마다 산기슭을 오르내리고, 호미 하나 들고 어제는 달래, 오늘은 고들빼기, 또 내일은 냉이를 캐겠다.

 아름드리 낙엽송을 얹은 지게는 어깨를 내리눌러도 마음은 마냥 푸른 창천으로 날아오른다.
 거기 올려다 본 하늘에 멧새 한 마리 사선을 그으며 숲으로 내려앉고 있어
 아마 그곳 숲 어디메쯤 기다리는 님이 있을 테지.

 나 또한 님 그리워 먼 산 너머로 마음을 보내어도 글쎄 그가 내 맘을 알까.
 혹 나로 인해 무슨 맘상한 일이 있지나 않을까.
 소심한 산골총각 가슴은 더 애달퍼.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200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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