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고민

설리숲 2005. 4. 13. 19:14

매실농원의 일이 대강 끝났다.
많은 날은 아니래도 그간의 노동은 참으로 고되고 힘들었다. 이러니 다들 농촌을 기피하고 떠나는 거겠지.

정선 숲으로 돌아간다.
아니다. 아직 갈길을 모르겠다. 좀더 길위에서 헤매야 할 모양이다.

그건 그렇고 진주의 이 군이 생각난다.
아니 솔직하게 미스 최가 생각난다.
애초 매실농원에서 번 돈으로 목걸이 하나 선물할 요량이었지만 그게 만만치가 않다. 금전 문제가 아니다.

고민에 빠졌다.
첫째, 아무래도 가짜목걸이는 사줄 수가 없겠다. 안 주느니만 못하다.

둘째, 그렇다고 진품 목걸이를 사줄 수도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남의 유부녀에게 줄 게 아니다. 다소 위험수위가 높아 보인다. 진짜 불륜으로 오해받기 딱 좋다.

우리 삶은 늘 이런 딜레마에 빠져 고민하는 연속인가 보다.

그럼 어쩌지. 눈 딱감고 약속을 깨버려? 혼자 한 약속도 약속이니까.

성윤이 과자 좀 사고,
(성윤이는 이 군 아들놈으로 녀석은 나를 "김대리 아저씨"라 부른다)
미스 최한테는 꽃다발을 줄까. 아니 것두 안되겠다. 그녀는 꽃집 사장이니까.

누구 선물 하나 사는데도 이렇게 오래 번민해야 한다.
이렇듯 삶 자체가 어디 한군데 명쾌한 구석이 없는 데데한 놈이니.....

뭘 사주지?
끙, 누가 좀 도와줘요오오~~~~~~

 

 

           2004.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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