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얼어죽을 선생님

설리숲 2005. 11. 9. 22:52

 

 의사는 그냥 의사지 선생님이 아니다.

 요즘 보면 너두 나두 의사더러 선생님이라 한다. 아이들더러도 엄마는 그런다. "의사 선생님이.... 어쩌구 저쩌구"

 아이들에게 의사에 대한 존경심을 고취하는 효과도 좀 있긴 하다만,

 

 선생님이라...

 우리에게 뭐 별로 가르쳐 준 것도 없는데 무슨 얼어죽을 선생님인가.

 또한 존경심의 발로라는 것도 그렇고...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들을 만큼 의사라는 사람들이 존경할 만 할까.

 

 내 아는 사람 중 의사도 있는데 자기 말로도 의사는 허가낸 도둑놈이라 말하곤 한다.

 근데 무슨 존경....

 

 말은 이렇게 하지만 막상 나도 어디 아파서 진찰실에 의사와 마주앉으면 선생님이라 할 수 밖에 없을 거다. 늘 선생님이란 호칭에 길들여진 그에게 차마 아저씨나 의사님이라 부르기엔 내 낯이 너무 얇다.

 아니 사실은 그 호칭을 쓰지 않으면 제대로 진료를 안 해 주거나, 오히려 더 아프게 할 거 같아ㅡ..ㅡ

 

 원장님이라 부르면 대체로 무난할 것 같긴 한데,

 원장이면 원장이지 '원장 선생님'은 또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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