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보면 사람은 흥분한다.
피에 열광하고 피에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올림픽에서 태권도는 한국의 금메달획득과 순위상승에 가장 지대한 공헌을 한다. 얼마나 많이 때리느냐, 얼마나 세게 때리느냐, 급소부분을 예리하게 지르느냐에 따라 심판은 점수를 주고 관중은 열광한다.
코피가 흐르고 멍이 들대로 든 패자 앞에서 승자는 신이 나서 두 팔을 들고 도취한다.
사람은 참으로 잔인하고 가학적이다.
사람을 때려서 승패를 가르다니. 스포츠에서 말이다. 그래서 집요하게 때리는 기술을 연구하고 훈련하고 아예 상대를 눕혀 버리면 최고다. 붉은 피를 보면 관중들은 더욱더 흥분한다. 때려라 죽여라.
나는 올림픽에서 당장 태권도가 퇴출 됐으면 한다.
우리의 국기 태권도가 왜 점수에 연연하여 사람을 공격하는 스포츠가 됐는지 안타깝다. 태권도는 경기가 아니다. 말 그대로 태권 '道'이다. 심신을 함께 닦는 도이다.
사람을 두들겨 패는 알량한 점수따기로 시상대에서 메달을 거는 경기종목이 아니다.
태권도와 더불어 권투도 마찬가지다. 사람을 두들겨 패는 이런 종목들은 올림픽에서 제외되길 바란다.
하긴 사람의 경기 뿐이 아니다.
소싸움 개싸움 닭싸움 등 한낱 사람의 즐거움을 위하여 암것두 모르는 짐승들은 살이 찢기고 터져 가며 싸움쇼의 배우로 전락해 버린다. 왜 사람은 잔학한 걸 좋아할까.
인권?
인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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