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하나,
이발소 의자에 누워 면도할 때.
잘 갈린 면도칼이 싹싹 턱 밑을 쓸고 지나가는 촉감은 아주 환상적이다.
그 둘,
여자를 포옹할 때 가슴에 닿는 물컹한 촉감.
남자에게는 부족한 2%의 무엇. 그래서 이성에게 끌리는 거겠지.
그 셋,
선잠인 채 눈을 떴을 때 포근히 감기는 이불의 보드라운 촉감.
그 이불에 얼굴을 묻고 한없이 자고 싶어.
이발소 안 가고 미장원만 다닌지 20년이 넘었으니... 앞으로도 쭈욱 그럴 거니까 첫 번째 기쁨은 포기하고 산다.
결혼 안하는 나 두 번째 기쁨도 포기해야 하나 보다. 글쎄 모르지. 멋진 여자와 근사한 연애라도 하면 몰라두ㅡ..ㅡ 마흔이 넘어 중년으로 가는 몸이라 가능할지는----
그래도 세 번째 기쁨은 누릴 수 있어 그거 하나만이라도 나는 행복하다.
게을러서 이불빨기를 제대로 못해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