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직지사와 김천 김밥

설리숲 2025. 12. 25. 15:06

 

울긋불긋 현란한 단청이 아니어서 좋다.

직지사는 대웅전을 비롯해 당우들이 거개가 고졸한 풍취여서 이런 가을이나 황량한 겨울에 거닐기 좋다.

 

문득 예전의 가을 풍경이 생각나 찾았는데 너무 오랜만인가 옛 기억은 하나도 없고 처음 와본 것처럼 생소하다.

그간 여러 불사도 있었으리라.

도량에 가을이 가득 들어와 있었다.

 

 

 

 

실은 이날 직지사는 고적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산문 앞 직지문화공원에서는 김밥축제라고 난리법석이었다. 축제에 놀러 온 김에 절 구경까지 한다고 사찰 경내에는 여느 때보다 사람들이 많이 들어왔다.

 

 

 

일주문 밖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웬 생뚱맞은 김밥축제?

이름이 김천이라 김밥천국을 차용한 유치찬란한 발상이다. 일종의 벤치마킹? 아니면 도용? 

 

 

어쨌든 몸 하나 빠져나갈 수 없게 인파로 가득 찼다.

모든 부스가 50미터 이상 길게 줄을 섰다. 김밥 한 줄 먹으려면 한 시간은 좋이 기다려야 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틀간의 축제에 15만 명이 다녀갔다 한다. 김천시 인구 13만 명보다 많은 수다.

주최측도 예상치 못한 성황으로 운영에 시행착오가 있었고 준비한 김밥도 많이 모자랐다고 한다.

교통대란으로 출연 예정이었던 가수가 자전거를 타고 들어오는 해프닝도 있었다고.

 

고요한 산사와 김밥은 많이 이질적이고  많은 인파도 생경한 풍경이었다.

 

 

 

김밥 못 먹은 많은 방문객들이 어쩌면 진짜 김밥천국에라도 들어갔을지도 모르겠다.

귀동냥으로 들으니 많은 사람들이 내년엔 안 오겠다는 불평들이다.

 

입맛은 바뀌기 마련이니 내 어릴 적 소풍날이다 먹던 김밥이 그때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더니 어른이 되고 나니 뭐 그저 그렇다.

만든 사람의 솜씨에 따라 그 맛이 천차만별이라 어느 때 정말 맛난 김밥을 먹게 되는 경우엔 세상에서 김밥이 제일 맛있다는 생각이 다시 들기도 한다.

 

어느 때부턴가 외국인이 좋아하는 한국음식 리스트에 김밥이 일 순위로 랭크되었다.

김밥은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도 등장하는 등 현재 K푸드의 상징적인 음식이 되었다.

 

 

 

어쨌거나 가을은 자꾸만 깊어져 가고 겨울이 저만치 오는 것을 바람의 느낌으로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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