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온빛자연휴양림

설리숲 2023. 7. 25. 21:48

 

생활하다가 칼에 손가락만 살짝 베어도 무지 신경 쓰이고 불편하다.

커피 마시고 컵 씻는 것조차도 자연스럽지가 못하다.

 

그러니 다리를 다치고 팔목을 다치고 하는 것들은 말해 무엇하리.

발목 한 군데 부상을 당하고 평생 불구로 살고 있는 사람들도 우리는 많이 보았다.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두 발 두다리 멀쩡하니 내 좋아하는 여행 다니고, 시력은 좋지 않아도 두 눈 멀쩡하니 여행지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껏 본다.

귀 멀쩡하니 또 좋아하는 음악 듣고 입 멀쩡하니 좋아하는 커피도 마신다.

두 손 멀쩡하니 카메라도 찍고 자판도 두드리고, 맛난 커피 사먹고는 지갑 꺼내 결제하는 것도 자유자재 손쉽게 한다..

대통령 내외분의 어이없는 행태들에 화가 나는 걸 보면 정신도 멀쩡한 것 같고.

 

서서히 노화가 돼서 기능이 약해져 갈 뿐이지 다친 데 없이 이렇게 싸돌아댕긴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오늘도 멀쩡한 두 발로 빗속을 싸돌아댕겼다.

 

논산에 있는 온빛자연휴양림.

 

수술 잘 끝냈다는 솜다리님과의  간단한 통화.

평소에 무심히 함부로 다뤘던 것들인데 고장이 나 아프게 되면 그들이 정말 소중했다고 절감하게 된다.

 

 

 

 

 

오늘도 비요일.

 

각종 SNS를 통해 제법 유명한 것 같아 찾아갔는데

별거 없다.

 

인터넷 포스팅들의 대부분은 과장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새삼 인정한다.

 

그럭저럭 평범한 산책길에 뿌연 습기가 가득하다.

 

사람들이 과장하는 포토존이 여기다.

딱 이거 하나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저 연못은 실은 사방댐이고 건물은 카페가 아닌 관리동이다. SNS의 모든 사진은 오로지 이 화각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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