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도시투어 서울 한남동 골목

설리숲 2023. 7. 19. 19:51

 

 카페

 

 자리가 꽉 찼다. 운 좋게 빈자릴 차지하고 앉다.

 월요일이다.

 저녁 832.

 

 웬 여자들만 이래 많지?

 남자는 없다.

 여자들 소굴에 나만 청일점으로 비비고 앉았다.

 

 - 주말에 애인들과 데이트하고 월욜엔 여자들끼리 만나서 애인 자랑도 하고 흉도 보고 소개팅 갔다 바람 맞은 얘기도 하고 수다 떠는 거예요 -

 그녀가 제법 그럴듯하게 설명한다.

 

 아무리 그렇다고 남자가 어째 하나도 없는 건가.

 놈들은 도대체 어디서들 방황하고 있나. 여자들이 지들을 저렇게 씹어대고 있는데... 

 월요일 저녁 832분이다.

 

 

 

 

 

 

 

 

 

 

 

 

 

 

 

 

 

 

 

 

 

 

 

한남동 골목길을 거닐다.

화려하거나 세련된 골목은 아니라도 구석구석 구경하면서 한나절 놀기에 제법 매력이 있다.

 

인근 이태원 거리와 연계되어 서서히 핫플로 부상하고 있는 이 골목들이다.

여기도 온통 여자들 천지다. 대부분 외국 아가씨들이다.

엔데믹 이후로 외국인들이 부쩍 많아졌다.

 

 

 

 

 

 

 

 

 

 

 

 

 

월요일이 아니라도 가끔 카페엘 놀러가 보면 대부분 이런 여초 풍경이다.

 내가 밥순이냐, 즈들이 알아서 챙겨 먹겠지.

 남자인 입장에서도 그리 나쁜 현상은 아닌 것 같다. 세상은 변했고 더불어 행복이라는 패러다임이 가까이 온 것 같다. 페미니즘이라는 단어가, 또 여성가족부라는 부처가 필요 없어야 제대로 된 사회 아닐까.

저녁 832분에도 에스프레소를 즐길 수 있는...

 클럽은 나이제한이 있지만 커피점이나 카페는 제한이 없으니 이것 또한 바람직한 현상이다.

 

 

 

 

 

 

 

 

 

 

  TV에 최백호가 출연하여 노래 <낭만에 대하여>의 이야기를 했다. 설거지를 하고 있는 아내의 뒷모습을 보면서 문득 첫사랑 그 여인도 어디선가 저렇게 서서 설거지를 하고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노래를 만들었다고 하다.

 첫사랑이 별건가. 가지 않은 길이니 아쉬울 뿐 그 길 가 본대야 지금 이 길과 별반 차이 없을 걸.

 

 

습하고 무덥다.

도시는 지금 한창 여름의 절정으로 향하고 있는 중이다.

 

 

 

 

                  베이비복스 : W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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