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돌담이 있는 풍경, 군위 한밤마을

설리숲 2023. 4. 21. 23:22

 

여기는 군위 한밤마을.

한밤이란 이름에 별 의미는 없다. 부계면 大栗里(대율리)를 우리말로 풀어 쓴 것이다. 밤이 많이 나는 마을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한밤마을의 상징은 돌담이다.

 

고려 중기 부림 홍씨 입향조가 이주해 오면서 형성된 마을이라 한다.

이곳은 온통 돌 투성이어서 집을 짓거나 농토를 가다룰 때 골라낸 엄청나게 많은 돌들로 담장을 쌓으면서 돌담마을이 됐다고 한다.

제주도가 아닌 내륙에 이런 독특한 돌마을이 이례적이어서 내륙의 제주도라고 한다.

 

알음알음 듣고 있어서 언제 한번 가 봐야지 하다가 봄빛이 절정으로 무르익은 날 봄나들이 삼아 휘적휘적 고샅을 돌아다녔다.

맨 돌담이다.(아주 오래전 찰스 브론슨의 맨담 광고가 생각났다)

 

그리 큰 기대는 안 했는데 걷다 보니 의외로 규모가 크다.

발맘발맘 느린 걸음걸이기도 했지만 샅샅이 다니고 나니 두 시간을 훨씬 넘었다.

 

 

 

 

 

 

 

 

 

 

 

 

 

 

 

 

 

 

 

 

 

 

 

 

 

 

 

 

 

 

 

 

 

 

 

 

 

 

 

 

 

 

 

 

 

 

 

 

 

 

 

 

 

돌담 고샅엔 사람이 별로 없어 한적하더니 상가가 있는 곳으로 나오니 관광객들이 제법 벅적거린다. 이젠 전국 어느 시골마을이라도 관광객 없는 곳이 없다.

 

 

이런 슬로시티 여행 오랜만이다.

돌담마을 정경도 좋고 더구나 절정으로 무르익은 봄빛이 더욱 좋다.

이런 달팽이 여행이 좋다. 봄날의 여행이 좋다.

이건 진정 느림의 미학‘이라 할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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