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영천 은해사

설리숲 2021. 1. 3. 13:01

동화사를 나와 은해사를 가다.

차가운 겨울의 저녁답.

냉기 가득한 계곡에 그나마 저녁 햇살이 따스해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준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복하는 현수막이 제일 먼저 맞는다.

불교의 이런 열린 마음이 좋다.

개신교의 개념으로는 결코 생각할 수 없다. 그런 불경한 생각은 이단숭배로 돌 맞을 짓이다.

오늘 같은 날, 불교방송에서도 크리스마스 캐롤을 하루종일 방송한다.

 

 

 

 

은해사에 들어와서 비로소 아까 동화사에서의 불편한 감정이 녹는다.

왠지 편안해지는 사찰이 있다. 남원의 실상사가 그렇고 이 은해사가 그렇다.

편안하지만 기품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사찰이다.

이곳에서는 추운 저녁이지만 오래 앉아 번뇌를 식혀 본다.

 

20여년 전 이곳 주지였던 일타 스님 다비식 때 한번 왔었던 곳인데 그때의 기억이 전혀 없다. 어렴풋하게 더 규모가 커진 것 같고, 당시는 조촐한 도량이어서 제약 없이 드나들었는데 지금은 입장료도 받는다. 그만큼 탐방객이 많아졌다. 일주문 앞에는 여느 유명사찰처럼 상가지구가 형성돼 있다.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었다.

 

 

 

지금도 추운데 계절은 점점 더 깊은 겨울로 들어가고 있다.

금포정 숲길과 낙옆 위에 포근히 눈 내리는 풍경도 한번 더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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