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객의 눈은 낯설고 이국적인 풍취를 즐기려고만 하지 그곳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의 척박한 불편한 생활은 전혀 생각해 보려 않는다.
말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에 의해 ‘한국의 몽마르트’라고 불리는 낙산공원 언덕 그리고 골목길.
주민들의 불편을 도외시하면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있는 명소이긴 하다.
대학로의 자유분방한 분위기에서 빠져나와 언덕을 오르다 보면 모던과 포스트모던의 그 어름에 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몽마르트를 가 보진 않았지만 과연 그럴 것이라는 추측을 해 본다.
예술가들에게 창작의 욕구와 영감을 줄만도 하겠구나. 나도 목에 건 카메라가 있으니 이것저것 찍는다. 내로남불 나 역시 주민들의 눈엣가시 중 하나다.
시인은 시상을 떠올리겠고 음악가는 악상을 떠올리기도 하겠다. 이미 미술가들은 한바탕 그 욕망을 분출하여 골목마다 벽화를 그려 넣었다.
위 사진처럼 전에는 이 계단의 커다란 벽화가 있어 이곳을 대표하는 명물이었는데 얼마나 화가 났을까 주민 중 한 사람이 페인트로 지워 버렸다고 한다.
아래 사진처럼 이후로 이 계단은 여백으로 남아 있다.
가끔은 이곳에 올라 대도시 서울의 또다른 세계를 매만지며 언덕 저 아래 어딘가를 향해 중얼거려 보아도 좋으리.
누구든 내 뒤를 따라오려 하지 말라. 나는 습하고 외진 그늘로 가려 한다. 그대는 그대의 길이 있으니 부디 행복한 여행 되시라. 그러나 내 진정으로 충고하건대 천천히 걸어라. 부디 서두르지 말기를.
차세정 작사 작곡 에피톤 프로젝트 노래 : 이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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