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소리를 만나면
꽃이 필까 잎이 질까
아무도 모르는 세계의 저쪽
아득한
어느 먼 나라의 눈소식이라도 들릴까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
저녁연기 가늘게 피어오르는
청량의 산사에 밤이 올까
창호문에 그림자
고요히 어른거릴까...
맑고 서늘한 사찰 청량사.
청량(淸凉)이란 어감 덕분에 늘 그런 이미지로 마음에 인식되어 있었다.
우정 녹음 푸르른 철에 찾아들었다. 오랫동안 가보고 싶었는데 비로소 청량한 도량을 만나러 갔다.
좁다란 찻길을 내지 않았다면 청량사는 설악산 봉정암 같은 심산유곡 도피안이었을 것이다.
허위허위 올라가니 있을 것 같지 않은 장소에 도량이 나오고 염불하는 수행자와 보살들의 터전이다. 게다가 많은 관광객들이 하루종일 드나든다. 마치 속세에서 멀리 떨어진 유토피아에 건설한 왕국인 것 같다.
6월의 초목은 창창하고 하늘도 푸르다. 이름처럼 청량한 도량이라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
청량한 곳에서 마시는 따끈한 백련차 한 잔 굿...
수로를 기왓장으로 만든 아이디어 굿...
사람이 살지 않는 곳에도 길은 있다
길은 멀지만 가까이에 있다
늘 저기 있고 여기 있다.
숨어 있는 어떤 길을 우리는 찾아가고,
또 찾아가고 있을 뿐이다.
바네사 윌리엄스 : Color Of The 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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