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천안 미나릿길 벽화

설리숲 2020. 3. 11. 00:44

 

 

미나릿길 골목에서 옛 추억을 생각하며

 

그 옛날 이곳은 실개천 주변에 미나리들과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았던 곳입니다.

여기저기 흐드러져 있던 미나리는 실개천이 복개되면서 사라지고,

골목과 우리들만 남았습니다.

담벼락과 골목 모퉁이는 시간이 멈춘듯 그 옛날 그 모습 그대로 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두웠던 회색 골목이 하얀 도화지로 바뀌고,

그 위에 형형색색 벽화가 그려지면서 골목 담벼락이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안에 잇는 골목 사람들은 희망의 날개를 활짝 펼쳐 꿈을 키워가게 되었습니다.

끊어질듯 이어지는 우리 골목길!오가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드는 우리 골목길!

오늘은 소소한 옛 추억을 생각하며 골목길 여행을 시작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올해의 트렌드 칼라는 블루라고 한다. 패션만이 아니라 우리 생활의 소소한 곳까지 사회 전반적으로 그렇다는데.

천안시 영성동 오랜 골목에 벽화가 생겨 새로 뜨는 명소가 되고 있다.

이 골목에 들어서는 순간 아, 여긴 짜장 블루구나 했다. 전체적으로 푸른 빛이다. 작가들이 처음부터 의도한 듯하다. 그렇다고 블루가 유행일 거라고 미리 예측하진 않았겠지만.

 

 

 

 

 

 

 

 

 

 

 

 

 

 

 

 

 

 

 

 

 

 

이 골목은 무꾸리집들이 몰려 있는 점촌(点村)이기도 하다.

 

 

벽화 골목길을 다 돌고나서는 길건너 중앙시장 구경하는 것도 좋다. 전통 있는 규모가 상당히 큰 재래시장이다.

 

 

 

 

 

 

 

 

 

 

 

 

 

 

 

창연(蒼然)하게 채색은 했지만 여전히 낙후된 골목의 태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70년대 사창가가 있던 주변의 어지럽고 지저분했던 그 골목길의 추억을 여기서 다시 소환하게 된다. 게다가 미로처럼 돌고 돌다 보면 어느 집 낮은 처마 밑에 서 있게 되곤 한다.

무엇보다도 이 마을 이 골목은 무당집들이 여기저기 산재한 영성의 골목이다. 그나마 푸른 벽화가 아니엇으면 음산하고 귀기서린 느낌이었을 것이다.

이 마을이 말하자면 천안의 시작이요 중심지였다고 한다. 천안의 옛 이름이 영성(寧城)이었고 그 대로 동명이 되었다. 미화된 표현으로 '옛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지만 기실 낙후된 동네란 의미의 반어법일 게다.

 

어쨌든 이 정다운 골목길을 돌다 보면 정말로 옛 어린시절의 동네로 돌아온 듯한 정감이 새록새록 돋는다.

별들의 고향? 영자의 전성시대? 어둠의 자식들? 그런 영화를 새로 찍는다면 아마 이 골목으로 오면 최고 헌팅이리라.

 

 

 

 

 

 

 

 

 

 

초행길이라 이 골목을 찾아 들어가는 데 좀 헤맸다.

 

 

올해의 트렌드가 블루라고 하더니 짜장 이미 새해 벽두부터 우리는 블루 속에 담그어져 있다.현 상황을 코로나 블루(corona blue)라고 한다. 블루가 희망의 색이기도 하지만 '우울함'이기도 하다. 이제 곧 이 우울함에서 벗어나 진정한 블루를 누리게 될거나.

 

 

 

 

 

 

             모모랜드 : 뿜뿜

 

 

 

 

한국의 아름다운 길 예순 일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