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장성 편백나무 숲

설리숲 2020. 3. 3. 00:26


우리 인간의 고향은 숲이다.

종내 돌아갈 곳도 숲이다.

이곳은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고요,

오직 그것이다.

 

장성 축령산 편백나무 숲에서 생명의 시원(始原)을 보다.


높은 곳을 향해 쭉쭉 뻗운 침엽수들의 기상에 가슴이 뻥 뚫림을 느낀다.

아, 당신들은 누구인가.








위의 것이 편백나무요 아래는 삼나무.

이 숲에는 편백과 삼나무가 빽빽하게 혼재되어 깊은 숲을 이루고 있다.























역병의 나날이다.

 바이러스는 사람 등 매개체가 없으면 절대 감염되지 않는다. 이 혼란의 시절에는 숲에 들어 저렇듯 오래도록 누워 지냈으면 좋겠다.

그러나 고개를 들어보면 현실이란 무게.




  사람들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인식하고 싶은 것만 인식하지


  나는 내가 보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보고 있는지
  인식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을 한다


  봄빛에 숨을 쉬며 깨어나는 가녀린 연두빛 새싹들이 보인다
  인식된 현상 속에서 그것이 진실임을 알려 하지만
  결국은 그것도 변화 속에 있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무엇이 진실로 존재하는 것일까
  보고 듣고 느끼고 인식하는 그 순간 
  모두가 사라지는 것을
  사라진 그것들을 붙잡고
  나는 그것이 전부였다고 
  아직도 가슴 졸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허공에 빈 손
  아직 당신을 부르고 있음을
  아직 당신을 부르고 있음을
  당신은 무엇을 보고 있는가




우르나 : Hod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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