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동료가 어린시절 살았다는 수유리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수유리는 문학작품에도 많이 등장하는 이름이라 예전부터 아련히 선망하여 가고 싶은 미지의 세계이기도 했다.
우이신설선 미니전철도 처음 타 보았고.
북한산 자락에 있는 윤극영가옥이다.
윤극영이 1968년부터 1988년 작고할 때까지 살았다고 한다. 후로는 장남이 2013년까지 살다가 서울시에서 매입했다.
푸근하던 날씨가 급강하했다. 기껏 찾아갔는데 일요일이라고 휴관이다. 내부에는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돌아왔다.
<반달>은 <고향의 봄>과 함께 우리 민족이 가장 많이 부르는 노래다. 이런저런 해설마다 식민지하의 민족에게 희망을 불어 넣어주기 위해 운운... 그런데 희망을 불어 넣어 주겠다는 취지에 맞지 않게 염세적이다. 슬픔을 자아내고 음울하다. 그의 다른 작품 <낮에 나온 반달>이나 <따오기>도 그렇다. 산골에 살던 유년시절에도 이 노래를 듣노라면 공연히 저 밑마닥의 슬픔이 올라오곤 했다. 더구나 밤하늘의 아득한 별과 달을 쳐다보던 때의 서글픔이란.
윤극영도 친일분자다. 혹 조선 민족의 정기를 꺾기 위해 만들어 퍼뜨린 건 아닐까 억지 같은 추정도 해 본다. 설날, 고드름, 어린이날 등의 노래는 참 밝고 경쾌해서 좋다.
윤극영가옥 문병에서 올려다 본 인수봉이 한층 가깝다. 날이 추워지니 오랜만에 공기가 깨끗해졌다. 설날이 얼마 안 남았군.
윤극영 작사 작곡 : 반달
'서늘한 숲 > 노래를찾아떠나는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변강쇠와 옹녀 묘를 찾아서 (0) | 2019.03.02 |
---|---|
푸른 뱀의 전설, 청사포 (0) | 2019.02.10 |
양화대교 (0) | 2019.01.10 |
우리는 자갈치에 가야 한다 (0) | 2018.12.17 |
추억의 테헤란로 (0) | 2018.1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