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사람살이 숨통 턱턱 막힐 때
푸른 바다 몰고 온 낯선 사내 앞세우고
우리는 생선 냄새 비릿한 자갈치에 가야 한다
소금기 절은 바람 고단한 닻 내리고
노을 속 포장마차 바야흐로 붉는 파장罷場
목통 큰 남도 사투리 오히려 정겹거니
팍팍한 세상살이 발걸음 더 무거운 날
꼼장어 맵짠 안주에 경계 허문 잔을 들고
우리는 사람 냄새 질펀한 자갈치로 가야 한다
손증호 <우리는 자갈치에 가야 한다>
그래.
삶의 욕구가 불끈 솟는다. 어깻죽지를 파고드는 추운 겨울 아침이다.
자갈치에 와서 우리 생의 격변을 본다. 살고 싶어 퍼덕이는 활어들. 처참하게 껍질을 벗기웠으면서도 꿈틀거리는 붉은 장어들. 살고 싶은 욕망일까 고통의 몸부림일까.
生과 死, 有와 無, 存과 滅.
자갈치다.
친수공간은 갈매기와 비둘기의 치열한 생의(生意)의 터다.
손증호 시 박제광 작곡 울림 노래 : 우리는 자갈치에 가야 한다
'서늘한 숲 > 노래를찾아떠나는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 (0) | 2019.01.20 |
---|---|
양화대교 (0) | 2019.01.10 |
추억의 테헤란로 (0) | 2018.12.13 |
용흥궁 가을 뜨락에서 (0) | 2018.12.11 |
선유도의 아침 (0) | 2018.12.01 |